담배를 끊기 위해 일기를 썼다. 매번 실패하던 금연을 47일간 성공할 수 있었고 날이 갈수록 담배와 더욱 멀어지고 잇는 걸 느낀다. 물론 아직 완벽한 금연 성공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담배를 다시 피우지 않은 건 일기의 힘이 가장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내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꼼꼼히 기록하면서 담배가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절실히 알아가고 있다. 더불어 재미도 있다. 진짜 내 모습을, 진짜 내 숨을, 진짜 내 건강을 찾아가는 재미. 한편으로는 아쉽고 안타깝기도 하다. 이렇게 좋지 않은 담배를 수 십 년 피웠으니, 그동안 몸이 많이 상했을 거다.
내 몸을 망치는 건 담배만은 아니다. 술도 있다. 술도 수십 년을 마셨다. 최근엔 담배를 끊고 혀의 감각이 살아나면서 음식뿐만 아니라 술맛도 좋아졌다. 그래서 거의 매일 마셨다. 앱으로 술 마신 날을 기록하고 있는데, 10월에만 23일 술을 마셨고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은 8일밖에 되지 않는다. 10일 연속 음주한 날도 있다. 이건 단순히 술이 맛있어라기보다는 알코올 중독으로 의심된다.
그래서 결심했다. 술에서 멀어지기로. 완전히 술을 끊는 단주가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만이라도 술을 마시지 않는 금주를 먼저 해볼까 한다. 목표는 11월 한 달간. 술을 마시기 시작한 20살 이후로 군대를 제외하고 한 달 넘게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은 없었던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술에서도 멀어지고자 한다.
솔직히 금연보다 금주가 더 어려울 것 같고 자신도 없다. 담배보다 참기 힘든 게 술이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과 적절하게 페어링 하는 술은 음식도 술도 더 맛있게 한다. 담배 끊고 맛있는 음식과 맛있는 술로 니코틴 금단을 이겨냈는데, 이제 술을 못 마신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자신감이 훅 떨어지는 거 같다.
그래서 일기가 필요하다. 담배를 끊을 때처럼 술을 끊을 때도 일기가 단단하게 지탱해 줄 것이다. 더불어 내 몸이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불면증만이라도 없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