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주문한 등산화가 도착했다. 이미 등산화는 두 개나 있는데... 또 추가됐다.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1번 등산화는 사이즈가 약간 작아 3시간 이상 신으면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아프다. 2번은 바닥이 매끈할 정도로 오래 신었다. 한라산 오를 때 1번을 신고 올랐고, 내려올 때는 발이 너무 아파 2번을 신고 내려왔다. 그런데 2번은 바닥이 매끈해 자꾸 미끄러진다. 발 아프고 미끄러지고 등산화를 두 개씩 챙겨야 하니 짐도 많아진다. 그러니 나의 등산화 추가 구매는 정당하다.
그런데 등산화가 조금 비싸다. 29만6000원. 담배를 66갑이나 살 수 있는 돈이다. 앞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을 거고, 등산은 건강에 좋다. 그리고 술도 끊었으니 다시 한번 나의 등산화 추가 구매는 정당하다. 이전에 구매한 등산스틱과 등산배낭도 지극히 정당한 쇼핑이었다고 다시 한번 되뇌어본다.
내일(토요일)은 새 신을 신고 어느 산으로 갈까를 고민하고 있다. 관악산, 청계산, 구룡산, 대모산은 너무 많이 다녔다. 북한산을 가고 싶은데 서울 남부에서 북한산입구까지 대중교통으로 거의 2시간이 걸린다. 너무 멀어서 고민하고 있다. 서울둘레길을 걷는 것도 괜찮을 거 같은데, 새 등산화를 테스트하기에는 부족하다.
금연 후 등산에 푹 빠졌다. 주말마다 산에 오르고 주중에는 등산 관련 유튜브를 찾아본다. 이전에는 신동엽, 성시경의 음주 유튜브, 쯔양 먹방을 주로 시청했었는데, 이젠 유튜브에서도 담배 생각이 날만한 것은 전혀 들여다보지 않는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가고 싶은 산이 많아진다. 설악산 공룡능선, 지리산 천왕봉, 속리산 문장대 그리고 눈이 소복이 쌓인 한라산도 다시 가고 싶다. 나의 새로운 등산화가 이 모든 곳으로 나를 인도해 줄 것이다. 그러니 나의 등산화 구매는 정당하다.
금연 68일 차
증상
짜증이 많이 나고 약간 어지럼증이 있고 불안했던 금단 증상은 이제 전혀 없다.
변화
담배가 없으면 불안했다.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오는 시간은 하루 중 꽤 많았다. 이젠 담배로부터 자유로워진 마음과 시간이 오롯이 내 것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