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지성의 요람 대학에서는 흡연에 제약이 없다
새로 산 등산화를 테스트할 겸 다시 관악산에 올랐다. 늘 다니던 길이 아닌 호기를 부려 암릉 쪽으로 가본다. 그리고는 곧 후회했다. 거의 직벽을 사지를 놀리며 기어올라야 했다. 위험하고 무서웠다. 신발은 다행히 그립력 좋고 오래 신어도 편하다. 앞으로 이 신을 신고 더 많은, 더 높은 산을 다녀야겠다.
오늘은 과천향교가 아닌 서울대 공대 쪽으로 내려왔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남자 둘이 길을 건너 으슥한 곳으로 가더니 담배를 피운다. 선구자가 나서자 몇몇이 선구자를 따라 길을 건너고 담배를 피운다. 70일 전이었으면 나도 저들과 같이 눈치를 보며 하얀 연기를 내뿜었을 것이다. 흡연자에게 오랜 등산 후 가장 당기는 건 맥주나 막걸리가 아니라 담배이기는 하다. 참 맛있을 것이다.
찾아보니 서울대 안에선 어느 장소에서든 흡연에 제약이 없다고 한다. 즉 등산객들의 학내 흡연은 정당한 행위였다. 서울대가 캠퍼스 내 흡연에 관대하다는 건 약간은 의아하기는 하다. 캠퍼스 내 흡연의 자유와 비흡연자의 권리 균형이 잘 이뤄지고 있는가 보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이 캠퍼스 내에서 금연을 강제하지 않는다. 하긴 나도 대학생 때 학교에서 흡연...
70일 전의 나였다면 산행 후 가장 기다려지는 것이 담배 한 모금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담배대신 산에서 얻은 자유와 건강이 내 몸에 자리 잡았다. 흡연이 주는 만족은 순간적이지만, 금연으로 얻는 충족은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인도한다.
금연 69일 차
변화
얼굴에 뾰루지도 나고 아침에 좀 피곤하다. 최대산소섭취량도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이상하게 금연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신체 능력들이 다시 떨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