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보기
배우자나 자녀가 없기 때문에 비혼주의자는 아프면 곤란한 경우가 종종 생긴다.
수술을 할 때 사인을 해 줄 보호자가 없다거나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돌 봐주거나 간병을 해줄 사람이 없어 곤란하다거나 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비혼을 선택하고 나서 아직까지는 크게 아프거나 수술을 한 경험이 없어 크게 와닿지는 않았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건강했던 친구들도 갑자기 아프거나 하는 모습들을 보다가 간병 보험을 찾아보고 가입하게 되었다.
사회 보장 제도나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어, 1인 가구, 비혼 가구에 대한 지원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가'라는 시스템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노동력이 필요하고 그 노동력은 결혼을 통해 이루어진 가정에서의 자녀 출산을 통해 생산된다. 비혼인으로 저출생이 문제라며 국가에서 출산 지원정책을 펼치는 것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그렇게 출생률 저하가 문제라면 정상 가족이 아닌 비혼 가구의 정자은행을 통한 출산, 비혼모 등에 대한 혜택을 늘리면 될 일이 아닌지. 또 한편, 이미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데 더 많은 인구가 필요할까? 이미 있는 사람도 지키지 못하고 20-30대 여성들은 소리없이 사라지고 있고, 노인 자살이 흔한 이 나라인데.
이런 현실이니 사회에 대한 기대를 하기보다 일단은 나 개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생각하여 간병 보험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요즘의 20대들은 결혼은 물론, 연애도 별로 원하지 않고 하지 않는 비율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나아간다면 1인 가구, 비혼 가구가 더욱 늘 텐데 사회를 구성하는 어엿한 구성원으로 우리에게도 지원을 확대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닌지. 비혼의 경우 자신을 먹여 살리는 것은 자신 뿐이고 누군가에게 기댈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일을 쉬지 않고 하고 세금을 내고 기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