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화. 불치병이라니!
몸이 약해지면 면역계도 약해지며 평소에는 별일 없이 지내던 것이 알레르기반응으로 일어난다.
그래서 전에 괜찮던 자극에도 두드러기가 나거나 화장품 거부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화장품거부반응도 느리게 일어나는 알레르기반응이다.
내가 한때 그랬다.
괜히 돼지기름이 든 비지찌개나 족발을 먹으면 등이나 배에 두드러기가 올라오곤 하였다.
그러다 어느 날 어떤 회사 크린싱크림으로 얼굴을 닦았더니 10분쯤 있자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을 했다. 거울을 보니 여기저기 불긋불긋하게 뭐가 솟아 있었다. 가려웠다.
그다음부터는 뭐 만 발라도 솟아 나왔다.
세수만 해야지 아무것도 바를 수가 없었다.
그러니 건성인 피부는 땅기고 너무 신경이 쓰여
동네 피부과에 갔다.
미국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의사였는데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 "내가 이런 조그만 병원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그러더니 "내 피부에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났다며 이건 불치병입니다."
라 했다.
"완전히 낳기는 힘들어요! 이런 물질에 접촉하면 또 그럴 테니 조심하세요."라 던 지 표현이 너무 극단적이고 자극적이라는 생각에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 라 했던 적이 있다.
"맞는 말이에요!"
"아무리 맞아도 환자한테 그렇게 절망감을 줄 수 있냐?"고하고 나왔다.
뜻은 맞겠지만 느낌은 틀렸다란 생각이 드는 단어였다.
그 이후 순한 화장품을 오래 쓰니 얼굴의 알레르기는 다 사라졌다.
이젠 피부 곱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나에겐 생각할 수 없는 단어였는데 이제는 듣는다.
노력 덕분이다.
불치병, 아무리 뜻이 맞는 말이더라도 듣는 사람에게 어떻게 느껴질지 한 번만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의사는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
말하기 전에 한번 생각하는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