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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프니 엄마야.

1화. 치매

by 권에스더

엄마가 치매시란다!!

치매에 걸린 영혼은 하나님과 어떻게 소통하나?

영혼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 걸까?

뇌의 죽음은 영혼이 죽는 것과는 다른 것인가?

영혼은 영원히 살아 천국을 가는 것이 맞나....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짐 벗고 보니~" 찬송을 부른 사람은 어떻게 영혼을 구분해 냈을까?


나의 지식으로는 답을 줄 수 없어 너무너무

답답했다.

뇌신경세포의 상호작용으로 감정과 기억이 생기는 것인데 그럼 영혼은 어떻게 생겨 어디 있는 것일까?

육신이 죽어도 영혼은 천국에 간다니 다른 것은 분명한데 그런데 아무 생각을 못하는데...

믿음은 뇌가 믿는 것이 아니고 영혼이 믿나....

우리는 기도를 영혼의 양식이라 하는데 뇌 없이 기도가 가능한가?


뇌에 대한 책도 믿음에 대한 책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후련한 답이 되질 않았다.

하나님, 대답해 주세요! 간절히 바랐건만

답은 없었다.


엄마의 뇌는 죽어가는데 나의 얕은 지식과 믿음은 도움이 되질 않았다.

아니 혼돈과 질문으로 머리는 꽉 찼다.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엄마가 치매라는 말을 들었던 해 난 울고 다녔다.

우리 엄마가 왜..,

하나님, 우리 엄마가 왜?

자신을 위한 삶도 못살아본 엄마가 왜?

엄마라는 이유로 좋은 것은 자식 다 주고 헌신만 한 엄마가 왜..,


추운 겨울바람이 가슴을 파고들어도 슬픔에 시린 내 가슴은 느끼지 못했다.

그냥 시원했다.

추위도 못 느끼게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렸다.


골절로 병상에 누운 엄마는 "나의 살던 고향"을 불렀다.

간병인에게 "미안해요. 내가 똥을 쌌었요."라 하셨다.

나를 본 엄마는 "작은 딸이 왔네~"

우리 새언니를 보고 "나 대신 잘 대접해 주세요."

라며 다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노래를 부르셨다.


내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도 엄마는 그저 노래만 부르셨다. 사랑하는 딸이 우는데 엄마는 몰랐다.


지금도 그때가 생각나면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아무도 내가 왜 우는지 모른다.

아무리 눈물이 흘러도 그 슬픔은 씻을 수가 없다.

그 슬픔은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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