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대문이 열리며
혼자 손으로 아들을 키우며 강의를 하다 보니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엄마가 오셔서 아들과 놀아주는 동안 장을 편히 볼 수 있었고 강의도 다녀올 수 있었다.
엄마는 "내 딸 공부한 것 아까워서 내가 돕는 다.!"라 하셨다.
당신은 힘들어도 딸을 위해 기꺼이 희생을 택하신 것이다. 그때 엄마나이는 일흔을 넘겼다.
힘들 텐데도 늘 웃으며 오셨다.
1교시 수업이 있는 날은 첫 전철을 타고 오셨다.
도대체 난 엄마를 언제까지 희생시켜야 하나...
회의감도 들었지만 "네가 배운 바를 가르쳐라!"라는 엄마의 말씀에 힘입어 열심을 다해 가르쳤다.
엄마친구들은 엄마보고 "하지 마! 외손주는 봐줘봤자 성묘도 안 와!"라 하셨지만 엄마는 개의치 않으셨다."내 딸 위해하는 거야!"라 하셨다.
이렇게 늘 오시던 엄마가 치매가 오자 못 오시게 되었다.
오시다 자꾸 길을 잃어버려 위험도 하고 해서 같이 사는 오빠가 못 오시게 말렸다.
한동안 엄마가 집에 못 오시니 혼자 손으로 다해야 했지만 그래도 아들이 좀 커서 할만했다.
아들과 마당에서 놀고 있던 어느 날 대문이 열렸다.
문이 살짝 열리는데 엄마가 웃으며 들어오고 계셨다.
얼마나 반갑던지 "엄마! 어떻게 왔어?"
엄마는"내가 못 올 때라도 왔니? 전철 타고 왔지..."
세상에 엄마가 오시다니....
아직 기억을 하시다니..,
눈물이 났다!
이것이 엄마가 혼자 찾아온 마지막 방문이었다.
마당에 서있다 보면 혹시 오늘도 엄마가 오시지 않나 나도 모르게 기다려졌다.
하지만 엄마는 돌아가실 때까지 더 이상 오시지 못했다.
미련한 나는 기다리고 기다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