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내 생일이면 엄마와 같이 시장을 갔었다.
엄마는 내가 먹고 싶다는 것으로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어 하셨다. 우린 오 남매라 생일도 자주 돌아오는데도 엄마는 정성으로 아이들의 생일상을 차려주셨다. 집이 그리 넉넉한 것도 아닌데....
내가 좋아하던 것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닭볶음탕이고 다른 하나는 껍질이 홀홀 벗겨지고 즙이 많은 하얀 복숭아였다.
그 둘은 언제나 생일이면 엄마가 해주셨고 그때마다 행복하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을 먹는 그때는 세상의 주인이 된 기분이고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땐 행복하기가 참 쉬웠는데....
어린 시절 먹던 닭은 어느 부위이건 상관이 없었고 그냥 닭이면 됐었다. 물론 목은 빼고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이어트 때문에 닭살 중에도 닭가슴살을 주로 먹는다.
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다 먹어봤을 것이다.
그럼 알 것이다, 닭가슴살은 하얗다는 것을.
그럼 근육인데 왜 혈관이 없지?
혈관이 있어야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서 움직일 수 있을 텐데....
먹으면서 생각해 본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닭가슴살은 혈관 분포가 적다. 그래서 하얗다.
그래서 이런 근육을 백근이라 한다.
그럼 따라오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잘 안 되면 에너지를 잘 만들지 못할 것이고 그럼 근육이 사용할 에너지가 모자라 움직이기 힘든 근육이라는 생각은 당연한 것이다.
많이들 닭이 나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한번 푸드덕 날면 고작이지 다른 새처럼 계속 날지 못한다. 이제 닭이 왜 못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이런 근육은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쓰지 않기 때문에 지방함유량이 적다. 산소가 부족하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가 없다.
이 근육은 빨리 수축은 할 수 있지만 금방 지치는 근육으로 주로 역도선수 같은 사람의 근육이 여기에 속한다.
그럼 기러기처럼 먼 거리를 날라 다른 나라에서 겨울을 나고 돌아오는 철새들의 가슴살은 어떨지 추측이 된다. 분명히 붉을 것이다.
당연히 혈관이 많이 발달해 있을 것이다.
이런 근육을 적근이라 한다.
적근은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사용하며 잘 지치지 않는다. 그래야 쉴 곳 없는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래 달리기 선수의 근육이 이런 특징을 갖는다.
이런 근육의 차이는 태어난 후에 운동해서 발달하는 것이 아니고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다.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운동선수들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근육에 걸맞은 운동을 택해야 뛰어나게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님 엄마가 하던 운동을 부모의 근육을 닮은 자식이 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타고나야지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역도선수가 타고나야 할 수 있고 마라톤 선수들이 그렇다.
또한 우리는 본인이 백근을 가졌는지 적근을 가졌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근육의 모양을 보고 대충알 수는 있다, 마라톤 선수 다리근육처럼 가늘고 쪽쪽 뻗었으면 적근이고 근육이 크고 울퉁불퉁하면 백근이다.
하지만 선수가 아니고 취미로 하는 운동은 본인이 원하는 운동을 하면 된다.
단지 오래 지속하는 유산소 운동이 살을 빼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고, 근육만 키우는 무산소 운동은 뼈를 튼튼히 해야 하는 노년의 여성에게 좋으니 둘을 적당히 섞어하면 되는 것이다.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