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아들의 티셔츠
아들을 낳고 기르다 보니 겨우 슈퍼정도 가서 생필품정도 살 수 있었지 옷을 산다거나 하는 쇼핑은 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내 옷은 더 살 형편이 못되었다.
그 시절은 요즘처럼 유모차에 아기를 태워 나가기도 어려웠고 인터넷쇼핑도 없었다. 자차도 없었고 대중교통은 유모차를 싣기가 힘들어서 동네정도 도는 것이 다였다.
어느 날 언니가 떨이하는 집에 문 열자마자 뛰어들어가 하나 샀다며 내 겨울 원피스를 사다 주어 볼일 보러 갈 때 입고 다녔다.
며칠 후 언니는 아들의 순면티셔츠를 색별로 사 왔다며 깨끗이 빨아 입히라고 주고 갔다.
"평화시장에서 천 원씩 주고 샀는데 깨끗이 입히면 됐지 고급은 아니야!"
그래도 고마웠다. 사실 면의 질은 좋지는 않았다.
어느 날 흰 티셔츠를 입혀 마당에 있는데 어머님이
"새 옷 입었네~"라 하셔서 "언니가 시장에서 사다 주었어요."라 하니 갑자기 확 일어서시며 "난 내 아들 그런 싸구려 입혀 키우지 않았다. 고급만 입혔지!"라며 집안으로 확 들어가 버리셨다.
난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싼 옷 입힌다고 내가 내 자식을 싸구려 취급을 할 것도 아닌데 왜 그러시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남편이 월급 갖다 주는데 궁상떤다고 화가 나는 건지, 당신의 손주를 싸구려를 입혀 당신의 품위를
떨어뜨려서 화가 나신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뭐가 중한 것인지...
이게 그럴 만한 일인지도 모른 채 지났다.
일일이 따질 수도 없고 모른 채 지나가는 일들이 점점 늘어날수록 난 결혼생활에 회의가 들기 시작을 했다.
자랄 때 부모님한테도 학교에서도 혼난 적이 없어서
이런 상황이 힘들고 이해도 하기 어려웠다.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