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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 며느리로 산다는 것

7화. 새집이 완성되었다.

by 권에스더

아버님이 가지고 계시던 땅에 부모님과 둘째 시동생네와 우리가 들어가 살집이 1년가량 걸려

완성되었다. 본채는 2층이고 우리는 별채로 조그마했다. 외관은 멋있었다.


제일 먼저 부모님이 입주하시고 뒤이어 둘째 시동생 가족이 들어가기로 했다.

우리는 전세가 빠져야 들어갈 수 있어 기간이 좀 막연했다.


입주 전에 마당 수돗가에는 수선화를 단풍나무밑에는 국화를 햇빛이 잘 드는 곳에는 무화과나무, 감나무, 대추나무 등을 심고 나머지 곳에는 대나무를 많이 심었다.


대나무가 멋있다는 어머님 의견 때문이었다.

이렇게 마당을 꾸미다 보니 집 지을 때 떨어진 페인트가 마당의 큰 돌들에 떨어져 흉하니 그것을 닦아내야 한다며 어머님이 "너도 이곳에서 살거니 와서 페인트를 닦아라!" 하셨다.


난 그때 임신 8개월이라 내버려 놔두어도 힘들 때인데 어쩜 돌을 문질러 페인트를 벗기라니,..

좀 서운했다. 어머님도 자식을 낳아놓고 임산부의 어려움을 이해 못 하시나...

"제가 어떻게 해요?"하고 나는 오지 않았다.


며칠 지난 뒤 어머님은 당신만 돌 닦느라 죽을 뻔했다며 푸념을 늘어놓으셨다.

둘째 시동생네는 멀다고 오지 말라고 하시고 나만 와서 닦으라니, 형편이 안 되는 걸 어쩌겠나 싶어 못 들은 척했다.

아마 어머님은 속으로 괘씸해하셨을 것이다.

그래도 모르는 척했다.

쪼그려 앉을 수도 엎드려 닦을 수도 없었으니 그래야만 했다.

이해해 줄수도 있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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