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계절 가을을 지내며 필드에 나서보면 골프 잘 치는 분들이 참으로 많음을 느낀다. 그만큼 골프도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골프스포츠를 즐길만한 인프라도 구축되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아쉬운 분야가 에티켓이다. 골프 하는 사라이라면 누구라도 에티켓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고 또 누구나가 에티켓을 지켜줄 것을 희망한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의 모습은 많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렇게 에티켓을 얘기하던 사람과 플레이를 진행해 보면, 대부분은 다른 이가 에티켓을 안 지킨다고 불만하고 타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작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는 잘대로 되돌아보지 않는다.
뉴스에 크게 이슈가 되었던 골프장 사고들도 결국엔 지켜야 할 아주 사소한 원칙을 등한시해서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안타깝다...
에티켓이라고 하면 참으로 조심스러울 것 같기도 하지만 에티켓의 핵심이 바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자기 자신이 스스로 규칙을 지키려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어렵고 복잡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1. 다른 이의 샷에 방해되지 않는 것!
2. 순서를 지키는 것!
이 두 가지에서 에티켓의 핵심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1. 다른 이의 샷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것에는 조용히 지켜봐 주는 것, 샷할 때 움직이거나 큰소리 내지 않는 것, 핸드폰 소리 죽여놓는 것과 통화할 일 있으면 홀과 홀 사이에서 대기할 때 하는 것, 그림자 생기게 하지 않는 것, 내 디봇이나 벙커샷 흔적 없애는 것, 퍼팅그린에서 발 끌고 다녀서 그린 손상하지 않는 것, 볼마크 없애는 것, 다른 이가 룰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큰소리로 면박 주거나 싸워서 그날의 플레이를 엉망으로 만들지 않는 것, 큰소리로 부르거나 소리쳐서 다른 홀의 플레이에 방해하지 않는 것, 샷 실수하고 클럽으로 땅을 후려쳐서 흠집 내지 않는 것.... 등등 생각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2. 순서를 지키는 것에는 샷 하는 순서 지키는 것, 다른 이의 타수 함께 기억해 주는 것, 내 순서에 바로 샷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 다른 이가 볼 찾으면 함께 찾아주는 것, 내 순서가 많이 남아있으면 내가 카트 끌어주는 것, 다른 이의 순서에 내가 어드레스 하며 연습하지 않는 것, 다른 이의 퍼팅순서에 내 볼 리플레이스 않는 것, 자기 순서는 알아서 기억하여 다른 이가 "야! 너 쳐~"라면서 큰소리치지 않게 하는 것, 앞조의 플레이가 늦으면 기다려주는 것... 등 여유 있는 마음만 있다면 지켜질 수 있는 것들이다.
물론 규칙에서 순서와 상관없이 준비된 사람이 먼저 플레이하는 레디골프를 권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기본이 지켜진 후의 이야기다.
에티켓은 너무 강조하지도 도외시하지도 않아야 그날의 플레이가 즐거워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를 위한 배려와 자기 자신이 스스로 룰을 지키려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내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플레이하고 있다면, 나는 누군가로부터 그리고 상대방으로부터 이미 배려받으며 플레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먼저 배려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먼저 룰을 지키려면 룰을 알아야 한다. 골프규칙에서는 룰을 아는 것은 플레이어의 책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정확히 알고 제대로 지키는 것 자체가 에티켓이다. 잘 모르겠는데 상황이 애매하다면 동반플레이어와 상의하자.
필드에서의 가장 멋있는 모습은 홀인원을 한 순간이 아니고 디봇 메우는 모습, 기술이나 실력보다는 에티켓 멋있는 사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