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교환

by 공부남주

- ?

- 어려운 말 한 것도 아닌데 놀래?


강혁수는 장의 요구에 논리적으로 따박따박 대꾸했다.

- 기진, 송판영 둘 다 엔에 식으로 지원한 성인들입니다. 저희가 강요한 적도 없고요. 사장님이 놔주라 마라 할 권한은 없습니다.


기필준은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들어 올며 CCTV를 해 대답했다.

- 그래? 싫으면 말고. 오늘 전당포 쳐들어온 너희 애들이랑 사이좋게 스컴 탈 준비나 해.


강혁수는 난감해하며 기필준의 말을 받았다.

- 그냥 전당포 좀 방문한 걸 가지고 무슨 매스컴을...

기필준은 대답 없이 강혁수에게 동영상하나를 전송며 휴대폰을 흔들어 보였다.


기필준이 보낸 영상에는

전당포 안의 여직원 한 명을 향해 거구 여럿이 덤벼드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동영상을 확인한 강혁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혼잣말을 했다.

'머저리 같은 놈들...'


강혁수는 태도를 바꿔 선심 쓰듯이 말했다.

- 사장님, 그럼 박기진은 보내드리겠습니다. 로 상대방 사무실에 침입한 놈들이니 공평하죠?


- 뭔가 셈이 안 맞는데? 너희는 셋이 왔잖아.


강혁수는 차분한 태도로 말을 받았다.

- 렇게 말씀하셔도 송판영은 제 관리범위 밖입니다. 회사에 특별관리하는 대상이라 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 별관리라. 그냥 돈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얘기하면 될 걸 렵게 빙빙 돌려.


강혁수는 술을 깨물며 대꾸했다.

- 안 되는 건 안 되는 겁니다.

기필준은 손바닥을 위로 한 채 한 손을 살짝 들었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 음... 알겠어. 그럼 우리가 그동안 조사했던 리엔 관련 료를 넘길 테니 송판영 교환하지.


강혁수의 한쪽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 자... 료라니요?

- 관리범위 밖의 위대한 분에게도 먹힐만한 자료이니 지는 장사는 아닐 거야.


고민하고 있는 강혁수에게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문자를 확인한 강혁수는 필준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 알겠습니다. 렇게 하시죠. 저희 쪽에서 연락드리겠습니다.

기필준과 협상을 끝낸 강혁수는 어딘가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조만간 소나기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전당포 앞 사거리에 은 차량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짙게 선팅 된 창문으로 빗방울이 하나 둘 부딪히기 시작했다. 운전석 쪽에서 말끔하게 정장 차림을 한 남자가 우산을 펴 들고 밖으로 나왔다.

남자는 차에서 나오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사장 쪽으로 걸어가 예의 바르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어두움 때문인지 얼굴에선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 오랜만입니다, 사장님.


사장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그래. K. 잘 지냈나?

K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깬 건 박기진이었다. 뒷좌석의 문이 조용히 열며 검은 마스크를 쓴 두 명의 남자가 차밖으로 왔다.


- 어? 당포에 도착했네.

박기진과 송판영 모두 겉으로 보기에 이상이 없어 보이자 기필준이 말을 꺼냈다.


- 사무실에 들어가 있어. 난 잠깐 얘기 좀 하고 들어갈 테니.


박기진은 뭔가 말하려다 말고 살짝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송판영과 함께 전당포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로 향하는 둘을 바라보며 기필준이 물었다.

- 리엔에서 받은 임무가 뭔지 말해줄 수 있나? 저 둘을 전당포에 데려다주는 게 의뢰 아닐 테니.


- 아시겠지만 계약내용누설은 금기입니다.

그 말에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야.


기필준은 고개를 돌려 하늘을 한 번 올려다봤다. 빗방울이 조금씩 거세지고 있었다.


K가 입을 열었다.

- 사장님. 한 가지 잊으신 게 있는 것 같은데요.

- 아 그렇지.


기필준은 주머니에서 작은 USB하나를 꺼내어 K를 향해 내밀었다.


K USB를 한 손으로 받면서 우산을 쥐고 있던 다른 손을 이용해 얇은 침 나를 기필준의 목덜미에 번개처럼 찔렀다.


기필준은 순간적으로 눈을 부릅떴지만 말 한마디 할 틈도 없이 다리가 풀리듯 무릎이 꺾였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K는 조용히 기필준의 몸을 부축하며 마치 쓰러지는 친구를 도와주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 사장님이 송판영보다 훨씬 지능이 높으시잖아요. 리엔에서 찾는 적합한 대상입니다.


기필준의 시야는 급격히 흐려졌고, 소리는 멀어져 갔다.

K 어딘가로 문자를 보냈다.


- 확보 완료.


비는 더 거세졌고 어둑한 밤길 내리막길로 빗물이 빠르게 강물처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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