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상이 나를 다시 일으킨다.
종교가 있는 분이라면 가까이 두고 읽는 성경같이,
학생이라면 교과서같이,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라면 매일 푸는 문제집같이,
혹시 누군가 나에게, '내가 자주 들여다보는 문구나 책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 시를 소개하고 싶다.
나눔문화라는 사이트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박노해의 숨고르기의 시 중에서 이 시를 받고 그 후로 이 시를 저장해두고 틈날 때마다 들여다본다.(운좋게 최근에 시집도 직접 사게 되서 책갈피를 해놓고 자주 읽어본다.) 특히, 유난히 힘든 날, 이 시를 소리 내어 읽기도 하고, 잠들기 전엔 마음속으로 되뇌인다. 이 시의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가며 마음을 고른다.
‘일단 꼬박꼬박 밥 먹고 힘내기.’
단순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생의 문장이다. 사는 일에 지쳐 밥 한 끼를 대충 넘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이 한 줄이 내게 속삭인다.
‘깨끗이 차려 입고 자주 웃기.’
외모의 단정함이 단지 꾸밈이 아니라 마음을 다잡는 의식임을 다시 일깨워 준다. 내가 나를 가꾸는 일이야말로 세상과 다시 마주할 힘을 되찾는 일이다.
‘슬프면 참지 말고 실컷 울기.’
우는 건 약한 게 아니라, 지친 마음을 정화시키는 과정이다. 그 자리에 다시 햇살이 스며들 공간을 만든다.
‘좋은 벗들과 좋은 말 나누기.’
이 한 줄은 언제나 내 마음을 멈춰 세운다. 살다 보면 우리는 종종 주변의 좋은 사람들의 존재를 당연시 여긴다. 하지만 상처도 사람에게 받지만, 치유도 사람에게 받는다는 것을 살면서 점점 더 느낀다. 좋은 말을 나눌 벗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다시 꿋꿋이 살아간다’는 것이 거창한 목표나 대단한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삶이 버거워 숨이 막힐 때, 무언가를 잃은 듯 공허할 때, 꼬박꼬박 밥을 먹고, 웃고, 걷고, 울고 나서 숨 한번 크게 내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살아가는 일의 전부임을 말해준다.
그렇게 꿋꿋하게, 다시 살아간다.
우리도, 나도 살아갈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