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한자로는 日記. 날마다 쓰는 기록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며 일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마치 명상하듯 대부분의 순간 내 행동과 생각을 알아차리며 글쓰기와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독자로서만 존재했을 때는 손에서 책을 놓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브런치에 <일기>를 연재하기로 했다. 꾸준함을 유지하고 싶어서다. 초심자에게 중요한 것은 성실함이니까. 연재 요일은 작가가 정하는 것이므로 일주일에 한편만 쓸 수도 있다. 지금도 1인 출판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하지만 곧 끝날 예정이므로 다음 이야기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한 주에 하나만 연재한다는 것은 완벽주의를 가진 나에게는 좋지 않다. 잘 쓰고 싶은 마음에 고치고 또 고치다 짜증이 올라오고, 나는 왜 글을 못쓸까 자책하다 결국 올리지 못하게 될 거다. 그러니 기복 없이 글을 쓰기 위해선 나름대로 방법을 생각해내야 했고 결론은 <일기>를 쓰기로 한 것이다.
최근 브런치에서 좋아요 기능에 변화가 있었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 내가 쓴 글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다. 라이킷에 제한이 생겼다는 공지도, 다시 없앴다는 알림도 없어 어리둥절했다. 30초 제한이 없어질 것을 몰랐던 나는 일주일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고민했다. 평소처럼 썼는데 조회수도 라이킷수도 줄었다. 나는 의기소침해졌다.
라이킷 수를 높이기 위해 글을 썼던 것이었나? 물론 그 덕에 열심히 쓸 수 있었다. 동기부여가 된 것이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는, 다른 작가님들의 소중한 좋아요와 댓글을 받으면 글을 쓸 힘이 생겼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텐데. 반응과 관계없이 꾸준히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생각한 답은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였다. 그럼 숫자에 신경 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할까? 아무래도 초연해질 수는 없을 것 같다. 반응이 있으면 더 열심히 쓸 힘이 나는 건 분명하니까. 나는 기존에 올리던 2편의 연재보다 더 자주 올리기로 했다. 일주일에 하나의 글만 쓰면 집착이 심해질 것 같으니 분산이 필요했다. 그리고 꾸준함도.
잘 쓴 글. 좋은 글. 내 마음에 드는 글. 결국엔 소설. 습작을 시작하고 언젠가는 완성할 것이다. 그러려면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단기간에 해낼 수 없다. 학부도 4년 아닌가.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지 않다. 공부는 따로 하되, 브런치를 놓고 싶지 않으니 매일 짧은 일기라도 올리고 싶은 거다. 그날 나에게 생긴 일, 느낀 점, 내가 본 풍경 등,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기록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연재의 장점은 강제성이다.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연재를 시작할 때 자신과 독자와의 약속을 꼭 지키라고 한다. 두 편의 연재를 하면서 지금까지 밀린 적은 하루도 없다. <일기>도 그럴 것이다. 잘 쓰진 못해도 계속 쓸 수는 있다. 아직까진 글감도 충분하다. 정말 힘든 날에는 한 문장이라도 써서 나와의 약속을 지킬 것이다. 추측해 볼까. <일기>의 연재를 마치는 날이 온다면 그땐 정말 집중해서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스킬이 생겼거나, 혹은 내가 아프거나. 후자는 아니길 바란다.
어쨌든 결심을 했으면 시작을 해야지. 내일, 다음 주, 다음 달부터, 이런 거 없다. 오늘부터다. 이제까지는 다짐, 지금부터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