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어려운 이유

22.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 못 한다

이것은 골프스윙의 기본입니다.

어쩌면 스윙의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을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오가는 말에 묻어 있지만 강요하진 않아요.

이것을 일부 코치들은 모를 수도 있고

알아도 방법이 마땅치 않아 모른 척해요. 

투어프로들은 무의식 속에 잠재된 것이라

당연히 당연해서 표현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것은 평범한 골프스윙의 혁명입니다.

이것은 스윙의 모든 것을 가능케 합니다.

이것은 알지만 못하고, 알아도 못하죠.

이것을 못 하면 어떻게 될까요?

온몸의 근육이 경직됩니다.

당연히 스윙은 부드럽지 않겠죠.

그런데 이것을 못 하는 이유가 있어요.

공을 멀리 보내려는 마음 때문에 그래요.

공을 때리는 것에만 몰입해서 그래요.

더구나 힘이 들수록 더욱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하기 때문에 이것을 못 합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바로 ‘둥둥둥 둥둥….’

바로 “힘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나요? 알고 있었다고요?

많은 사람이 어깨 힘 빼기로 알고 있지만

힘을 빼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힘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스윙 중, 필요한 순간,

딱 그 순간에, 힘을 사용하라는 뜻이죠.

그런데 정작 어떤가요? 처음부터 힘주죠. 

그리곤 막상 힘이 필요할 땐 찾을 수 없죠.

아주 흔한 상황으로 예를 들어 볼게요. 

'백스윙은 빠르고 다운스윙은 느리고' 

이런 식으로, 반대로 한다는 거죠.

백스윙은 느려도 다운스윙이 빨라야 

임팩트가 정신없이 만들어지고 

공이 정신없어 똑바로 가버려요.

다운스윙이 ‘빨라야!’ 한다고 했어요.

세기가 아니고 빠르기라고 했어요!!!

빨라야 한다니까 자꾸만 세게 때려요.

“세기”라는 말속에는 힘이 들어가 있어요.

힘껏 때리면 안 되고 마음껏 때려야 해요.

가끔, 처음부터 힘주지 마라 하니까

오징어처럼 꼬물꼬물 움직인다든지

물에 젖은 미역처럼 축 늘어져 있다든지

물결처럼 좌우로 찰랑찰랑 거려요. 

힘을 주지 않는다, 혹은 힘을 빼라는 말은

효율적이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위해

근육을 내려놓고 리드미컬하라는 뜻이니

오징어나 미역이 되면 안 돼요.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요.

정신없이, 생각 없이 연습을 하다 보면

힘들어서 힘이 들어갈 때가 많아요.

그때부터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맙니다.

알고 있었던 스윙의 혁명을 잊어버리죠.

그렇게 한동안 스윙이 무너졌다느니,

갑자기 안된다느니, 이상하다느니 하죠.

그래서 스윙을 다르게 고쳐보려고 하죠.

스윙이 더욱 무너지는 아찔한 순간이죠.

힘만 안 주면 되는 것을 알면서 말입니다.

그럭저럭 고생하다가 다시 돌아오긴 해요.

문득, 갑자기, 어이없게, 무심코 생각나죠.

밥 먹다가, 똥 누다가, 키스하다가,

자다가, 운전하다가 생각날 수가 있어요.

생각나자마자 즉시 욕이 튀어나와요.

기가 차서 말문이 막혀서 그래요.

그래도 생각난 게 어디예요. 다행이죠.

끝내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힘주면,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