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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다음날

버스를 타세요.

by 윤부파파

어제 친목회 회식이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과 그동안 어찌 지냈는지 근황이나 아이들 이야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선생님들과는 중간 짬을 내어 당구도 한 판 쳤다.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는 새벽 1시가 넘어 끝이 났다. 보통 회식을 하게 되면 술을 깨기 위해 1시간 내의 거리는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오늘은 일행이 있어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일찍 와서 더 잘 수 있으니 걷는 것보다 택시 타고 귀가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문제는 다음날이다.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신 날이면 아침에 숙취로 인해 몸과 마음은 괴롭기 마련이다. 아마 음주단속을 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수치가 나올 것이다. 실제로 지인들 중에 회식 후 다음날 아침 음주단속에 적발된 분들이 꽤나 된다.

어찌 보면 억울할 수도 있고 야속할 수도 있다. 비록 어제저녁처럼 휘청거리지는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 몸, 특히 이 머릿속 뇌는 또 다를 수 있다. 편안하게 택시를 타고 출근을 할 수도 있지만 나 즐겁자고 한 회식에 3만원 가까이 되는 택시값을 지불하며 출근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요즘은 회식을 하는 날이면 차를 학교에 두고 회식자리에 간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한다. 비록 내 차를 타면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버스를 환승해 1시간이나 가야 하지만 내 마음은 아주 편하다.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하다.


다양한 사람들도 보고 가지각색의 풍경들이 차창밖으로 지나간다. 오늘은 파스를 잔뜩 붙이신듯한 아저씨 한 분이 내 옆에 앉으셨다. 쿨한 민트향이 내 머리를 상쾌하게 해주는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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