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다. 과연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시간이란 개념은 우리가 만들어낸 추상적 도구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아버지는 태어나서 산화되어 사라졌고, 나도 계속 산화되고 있다. 언젠가 나 역시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의 몸은 산화되기 시작했고, 산화란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여 변형되는 과정을 뜻한다. 그 변화를 되돌릴 수 없듯이, 우리도 과거로 돌아가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영화나 소설 속 시간여행은 그저 허구일 뿐이다.
헤라클리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을 상징하며,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강조한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르며,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알베르 카뮈 또한 인생의 부조리와 불가역성을 이야기하며, 한 번 잃은 것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생의 아름다움과 비극성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말하며, 상실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내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현실을 만끽해야 하고, 누려야 한다”라고 말을 했겠지만, 오늘은 너무 슬퍼서 그저 “돌이킬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싶다. 다만 변하지 않는 매체, 예를 들어 동영상이나 옛날 방송을 통해, 아버지와 함께 했던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다. 그래서 기억이란 것은 참으로 놀라운 신의 축복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기억을 통해, 비록 다시 만날 수는 없더라도 그 순간을 다시금 느끼고 추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