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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이야기 2

by 후유 Nov 03. 2024


시간을 거슬러 올라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고, 나는 방과 후에, 취약계층을 위한 지역 돌봄 센터에 다니게 되었다. 그곳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특별활동(캔들공예, 비누공예, 외부활동 등 매 달 바뀐 듯했다.)을 하였고 , 저녁을 먹은 뒤 6시부터 10시까지는 교과과목(국. 수. 사. 과 등)을 가르쳐주었다. 그러다 특별활동에서 댄스를 하게 되었는데 이건 적성에 맞다 싶어 엄마를 졸라 댄스학원에 등록하게 되었다. 이 일이 내 인생의 큰 사건이 될 줄은 모른 채 말이다…


지금과 다르게 그 시절에는 대학생 언니들과 어른들만 다니던 댄스학원이었다. 아이라고는 나 하나뿐이었지만, 나는 늘 선생님 바로 옆에서 춤을 추었다. 춤을 배운 지 1년쯤 됐을까, 공연도 다니고 지역방송에도 댄스신동으로 출현하게 되었다. "저는 커서 효리언니처럼 되고 싶어요!"라고 인터뷰한 기억도 아직까지 선명하다. TMI지만, 또한 아직도 효리언니가 내 마음속 영원한 우상이다.


티브이 방송에 출현한 뒤로 학교 반 애들 앞에서 춤도 추게 되었다. 그 뒤로는 친구들을 볼 수가 없었다. 바로 '나리태풍' 때문이었다. 우리집은 내리막과 내리막 사이에 있었고, 작년에 집 앞에 있던 하천을 때워 주차장으로 막아버렸기에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결국 우리집은 사라졌다. 마당에 있었던 수세식 화장실로 인해 똥물일지도 모를 빗물은 어린 나의 가슴까지 차올랐고, 내 여름 추억을 담당하던 마당에 비파나무는 쓰러졌으며 대문은 수압으로 열리지도 않아 연락받고 달려온 외삼촌이 와서야 대문 밖을 나설 수 있었다. 대문 밖을 나선 우리는 외삼촌 집으로 대피를 갔고, 집이 없어진 우리는 대책회의를 열게 되었다. 언니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 따라 유도를 시작해서 중학교 2학년에 유도로 알아주는 중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기숙사에 들어갔기에 언니는 제외하고 말이다.


엄마는 나에게 "할머니랑 살래? 외삼촌이랑 살래?"라고 물었다. 할머니가 키워줬으니 당연히 할머니랑 사는 게 맞지만, 아파트로 이사 간다며 자랑하던 사촌동생을 보니 나도 아파트에 살고 싶었다. 그래서 외삼촌 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냥 할머니랑 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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