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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sliE Oct 27. 2024

홍콩샤틴에 위치한 보선당 965호에서 장국영을 찾다

Verse 2 #10 홍콩샤틴에 위치한 보선당 965호에서 장국영을 찾다

홍콩 북부 샤틴의 보선당 965호실,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호텔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야 나는 그를 보내줄 수 있었다.

수많은 기사, 수많은 글들로 인해 알고 있었지만, 그곳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왜인지

쉽게 없는 연예인들처럼 어디선가 그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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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 1세였던 2003년 4월 1일, 나의 영원한 롤모델인 장국영 님께서 하늘의 별이 되셨다.

매년 4월 1일이 돌아올 때즈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팬들이 20주기.. 21주기를 기린다.


사실 뉴스 기사로, 누군가의 블로그로 수많은 그의 추모 글을 보았지만 그가 세상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꼈던 같지는 않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일반 연예인들처럼 존재는 하지만 쉽게는 없는 그런 느낌으로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허나 내가 홍콩의 메인 관광지를 벗어나 북쪽의 샤틴에 위치한 보선당을 방문했을 때,

그때.. 나는 그가 정말 이 세상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콩 북부지역인 샤틴은 시내에서 40분 정도를 가야 도착할 수 있는 지역이다.

침사추이, 센트럴 같은 관광지와 달리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은 아니다.

나는 오직 이 보선당을 위해 이곳에 방문하였고, 위치는 샤틴 MTR역에서 나와 이케아를 중심으로 이동하니 크게 어렵지는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보선당은 꽤나 높은 곳에 위치하여 있는데, 초입에서 보선당까지 이동하는 길에 에스컬레이터가 잘 되어있어서 쉽게 이동할 수 있었고, 방문할 당시가 2월 말~3월 초로 날씨/온도 모든 것이 굉장히 좋았다.


보선당은 장국영의 매니저가 팬들이 그를 기릴 수 있게 위패를 모신 곳인데, 호실이 많다 보니 처음 가면 헷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의 장소이다. 허나 보선당 벽 곳곳에 호실이 적힌 지도가 붙어있는데 965호라는 숫자만 보고 찾아가면 된다.


그곳 중앙 695번에 생전 친분이 있었던 가수 나문, 배우 심전하와 나란히 있는 그의 위패를 찾을 수 있다.


그의 위패 앞에서 수많은 인사를 보내고, 여전히 그립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가 레슬리 하워드의 이름을 따서 레슬리 청이라는 이름을 만든 것처럼, 다시 나는 레슬리 청, 그의 이름을 따서 레슬리 청해(본관)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내가 당신을 보고 느낀 감정처럼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겠다고 그에게 전하고 싶은 내 다짐을 차근히 읊기도 했다.


그곳을 떠나기 전, 그의 위패 앞에서 셀카를 한 장 찍었다.

(장국영 님의 또 다른 추모공간인 해피밸리의 동연각원과 달리 사진촬영이 가능한 곳이다)

사진 속 내 모습을 다시 침사추이로 돌아오는 MTR에서야 확인해 보았는데, 눈이 곧 울 것만 같이 많이 슬퍼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그의 위패 앞에 서있다 돌아가기 위해 몸을 입구 쪽으로 돌렸을 때, 이때...

나는 정말 그가 이 세상에 없구나를 느꼈었다. 누군가는 이 모습이 왜?라고 물어볼 수도 있겠으나,

글쎄 나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울컥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광활한 하늘 때문이었을까?

이젠 다시 없는 곳으로 가버린 장국영 님을, 마음속으로는 아직 인정할 수 없었던 그의 부재를 이제야 인정하게 되었다. 바로 이곳에서..



보선당 965호실과 함께 그의 부재를 몸소 깨달았던 장소가 한 군데 더 있었는데, 바로 그의 마지막 장소였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홍콩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묵었던 24층 객실은 리모델링으로 인해 없어졌지만, 홍콩에서 머물며 그 호텔 앞을 지나갈 때마다 발걸음을 늦춰 천천히 호텔 전경을 눈에 담으려 했던 기억이 있다.


출처: kkday

장국영 그가 이 호텔에서 묵으며 이용했을 클리퍼라운지도 그를 떠올리며 차근히 훑어보았고,

호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이동하였을 때 엘리베이터가 한 층 한 층 올라갈 때마다 크게 들렸던 내 심장소리가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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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북부 샤틴의 보선당 965호실,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 호텔을 직접 방문하고 나서야 나는 그를 보내줄 수 있었다.

이제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왜인지 아무도 그를 힘들게 하지 않는 그곳에서 매일매일 웃으며 그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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