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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

긍정의 힘을 믿다

by 박미라 Jan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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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 돌봄

2. 수채화 개인전시회 개최

3. 브런치 작가 입성

4. 친구들의 성원

5. 베네룩프 여행


작년에 내가 ‘이룩한 성과’라기보다 내게 ‘발생한 5대 사건’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베네룩스 3국과 프랑스’ 여행을 빼고 계획에 있었던 일은 하나도 없다.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내게 찾아온 것이다. 나름대로 굵직하고 탐스런 보람꽃이다. 믿음직스럽다.





1. 뜻하지 않게 엄마에게 찾아온 2차 뇌졸중(12년 전 엄마는 남편의 사망으로 1차 뇌경색이 심하게 발생되었으나 천운으로 운동신경을 비켜 마비는 피했다. 하지만 그때 이후 심한 혈관성 치매를 앓고 계셨으며 최근에 95% 이상 호전되어 기적을 보는 듯했다)은 엄마를 왼쪽 편마비라는 불행한 상황으로 몰아갔다. 병원에 4개월 계시다가 나는 퇴원을 결정했고 요양원이 아닌 집으로 모시는 모험을 했다. 아무 준비도, 경험도 없이 긍정의 힘 하나에만 의지하면서....  초조하고 힘겨웠던 시기를 지나 지금은 많은 것이 안정되어 있다. 나는 엄마를 대리하여 담당의사를 정기적으로 만나는데 그도 언제나 감탄한다.


2. 수채화 개인전...  평생 상상도 못 한 과분하고 경사스러운 잔치였다. 2년 동안 미친 듯 자화상 그리기에 빠져 있다 보니 인물화 작품이 무수히 많았던 것이 왕초보가 개인전을 엄두낼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으며 ‘뮤제아트스쿨’ 선생님을 만나 기회가 되었다. 가족, 친구들과 지인들, 과거 직장 동료들이 전시장에 찾아와 아낌없는 축하와 경탄의 박수를 주었다. 평소 그림 옆에 가지도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전시회에 초대했으니 엉뚱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을 것이다.


3. 브런치 작가 신청.. 사실 몇 달 전만 해도 브런치 작가라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림연습에 몰두하면서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에 가끔 글을 포스팅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유튜브에서 강의를 듣던 중, 글쓰기를 하고 싶으면 브런치스토리에 작가신청을 해 보라는 어떤 강연자의 권유가 내 귀를 유혹했다. ‘그게 뭐지?’ 몇 차례 의아해하다가 앱을 설치하고 플랫폼에 들어가 검색하게 되었는데, 뭐가 그리 급했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이,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조차 모르고 작가신청부터 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이틀 후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안내를 받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무엇이든 한 번에 합격된 예가 그다지 없는 나로서는 정말 반가웠고, 진짜 작가라도 된 듯 좋았다. 나의 글이 갑자기 금단추 배지라도 장착한 것처럼 자존감이 급상했다.


4.  2024년 한 해 나는 친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아낌없는 성원과 믿음을 보내주는 벗들의 진심에 수없이 감동했다. 그들은 만날 때마다 순간순간 온정을 한 자락씩 내어 주었는데 그 온기가 가슴속 깊은 데까지 닿았다. 40년 또는 50년 오래된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있으니 이것은 무슨 복인지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어떤 방법으로 친구들에게 감동을 돌려주어야 할지 연구하며 행복한 고민 중이다. 소중한 친구들 모두 건강하기를 진실로 바란다.


5. 여행은 계획되어 있었던 ‘24년의 코스였다. 20여 년 전부터 친구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 후 우리들의 친밀감은 한층 깊어지고 신뢰감 역시 돈독해졌다. 머나먼 타국에서 10일 이상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인연인지 깨닫게 해 주었으며 그 일정을 즐겁게 무사히 함께 소화해 냈다는 성취감, 만족, 기쁨 등이 우리들을 더욱 공고히 결속시켜 왔다. 우리는 함께 1년 동안 웃을 함박웃음을 모두 터뜨리고 발산하고 돌아온다. 그다음 행선지를 의논하고 약속하면서......



 

2024년. 퇴직 후 첫 1년이었다. 돌이켜 보니 시련의 시기이면서 동시에 도전의 시기이기도 했다. 회사에 청춘을 모두 바치고 물러나 자칫 우울하면 어쩌나?  직장에서의 기나긴 세월을 반납하고 물러나 갈 곳 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부질없는 고독에 빠지면 어쩌나? 퇴직 후 펼쳐질 미지의 세계도 불안이었다. 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상상하못했던 신선한 만남과 변화의 물결이 얌전하면서 세차게 찾아들었다. 발생하지 않은 미래에 대해 미리 걱정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 긍정의 힘을 믿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


 2025년이 날아와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둥지에는 새 술을 담아야 하리.

새 술의 맛은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새로운 둥지에 찾아올 반가운 손님을 맞이할 채비 하면서 다시 한번 가슴 설레며 살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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