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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책 한 권은 보약 한 제

by 박미라 Feb 10. 2025

이제 와서 무엇인가 시작해 보려고 하니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열심히, 성실히 살아왔다고 자부해 왔으나 모두 위선이었다. 열심히, 성실히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면서 나의 생활 정도면 성실한 삶이라 믿고 스스로 합리화해 왔던 것이다.


갑갑하고 답답하다. 그동안 뭘 하면서 세월을 보냈는지 자신을 위해 투자해 놓은 것이 없다. 게으르게 소파에서 뒹굴거나 잠만 자면서 소중한 시간을 무시하고 쓰레기처럼 획획 던지며 계획 없이 바보처럼 그냥저냥 살아왔던 것이다. 저축을 좀 하지, 어찌 그리도 머리를 텅텅 비우며 살아왔단 말인가. 쌀독에 쌀을 채우듯 독서나 지혜로 머리를 채워 놓는 것이 젊은 날 해야 할 일  아니었을까? 심지어 젊은 시절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런 면에서 지나치게 홀대했던 나의 30대를 절하게 반성한다. 강산도 변하게 한다는 그 10년을 세찬 강풍에 맡겨 쓸어가게 했다. 그 당시 나는 내 인생에 대해 대단히 냉소적이었고, 염세주의자였다. 더 이상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혹독하게  차갑고 암울했다.          

                         



마흔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하고 싶은 일을 시도하면서 즐겁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든 것 같다. 하고 싶은 공부 하면서, 혹은 여행을 하면서 성장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경험하게 되었고 그것은 지금까지는 몰랐던 가슴 벅찬  희열임을 천지개벽하듯  깨닫게 되었다.                             40대 후반 늦은 나이에는 독서가 주는 진지하고 고매한 경지, 무아지경에 빠져 책 읽기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깨우치게 되었으니 그것은 진정 행운이었다.  독서삼매경에 빠져 전신에 좋은 기운이 꽉~ 차니  뿌듯함으로 세상에 부러울 게 없었다.                                                                                                  늦은 나이에도 깨우치지 못했다면!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공부 중의 공부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가장 후회되는 일은  젊은 날 열심히 독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금도 책을 읽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이 들면 눈도 노화한다. 가장 심각하게 노화된다. 그것을 생각하면 청춘일 때 독서에 열심히 정진해야 했다. 독서가 주는 기쁨과 성장은 한 권 읽을 때마다 보약을 한 제 먹는 것과 같다고 들었. 그토록 내 몸에 좋은 '책 읽기' 게을리했으니 이 일을 어찌 하리오. 후회한들 부질없는 일.. 가슴 아프게 안타깝다.

 

얼마 전 가끔 만나는 젊은 사람이 내게 질문했다. 만약 자신의 나이라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나는 망설임 없이                    '독서'를 열심히 하겠노라고 답했다.                                 그만큼 독서는 내게 아쉬움이면서 후회다.



 

시간과 인생은 소급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도 미래의 어느 지점에서 보면 절대 되돌리지 못할 황금 같은 시간이다. 못 할 것이 없는 가장 젊은 시기다. 다가오는 멋진 미래를 나이 탓 하며 막아서서 방해하지 말자.                                  아직도 기회의 시간이                                                                                 하늘처럼 바다처럼 펼쳐져 있다.                                           결코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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