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증량 시도

진심이지 않았던 시기

by 서제

해가 바뀌고, 2025년이 되었다. 여전히 자연생리는 25개월째 무소식이었고 증량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되뇌었다.


후쿠오카 여행, 정말 양껏 먹었다


연초 2주 동안에는 서울, 부산, 일본을 여행하면서 운동을 일절 하지 않고, 식사 또한 여행지들에서 강박을 많이 덜어낸 채 자유롭게 다양한 음식들을 먹으며 지냈다. 야키니꾸 무한리필을 90분 내내 먹었고, 아이스크림이나 떡볶이와 같은 나의 피어푸드(fear-food)도 1인분씩 먹었다.



그러나 여행이 끝나고 본가로 돌아온 뒤 3개월 간 증량에 진심이었는가-하면... 아니었다고 본다.


한식과 과채류, 닭가슴살을 위주로 삼시 세 끼를 챙겨 먹고, 간식으로는 주로 두유를 마시며 지냈다. 그러나 식사량이나 탄수화물 양은 늘리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쌀밥을 덜 먹고 반찬을 많이 먹는 방향으로 식사했다. 쌀밥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히 있었다. 저속노화 유행에 편승하면서 흰쌀에 대한 거부감이 다시 늘어났으며, 나의 밥공기에는 최대한 흰쌀을 줄이고 잡곡과 콩만을 담으려고 했다. 단순당 위주의 간식도 자연스레 줄었다.



그리고 먹는 양에 비해 운동이 과했다. 일주일에 5~6회 운동을 하면서도 운동 전후로 간식을 잘 챙겨 먹지 않았다. 당시 운동 루틴을 돌이켜보면 다음과 같다. 헬스장에서 혼자 웨이트 트레이닝을 2분할로 진행해 1시간 20분에서 30분가량 운동했다. 당시에도 운동 시간이 긴가-하는 약간의 찝찝함은 있었지만, 혼자서는 부상이 우려되어 중량을 잘 치지 못하니 운동 강도가 전혀 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트와 횟수를 늘리는 근지구력성 구성으로 운동했다.


하루에 운동 2+a 하던 날들


게다가 그중 일주일에 세 번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뒤 곧이어 기구필라테스 50분짜리 그룹 수업에 참여했다. 그룹 필라테스의 강도는 높지 않았지만 닭가슴살과 과채류로 가볍게 아침을 먹은 뒤 두 가지 운동을 연이어했으니, 과연 불균형한 생활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근육량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운동 자체가 주는 개운함중독적이었고, 이를 감히 줄이고 싶지는 않았다.




가족들이 휴가 차 모였을 때나 설날 연휴를 맞이했을 때에는 지방과 탄수화물이 넘치는 음식들을 양껏 먹었기 때문에 어찌저찌 체중이 유지되었다. 그러나 3월이 되고 식당 홀서빙 알바를 시작하면서 체중이 주르륵 감소했다.



운동량은 그대로였지만 아침을 먹고, 운동을 하고, 점심으로 초간단 다이어트식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에 자주 올라오는 간단한 요리들을 해 먹었다. 그러고는 걸어서 출근해 식당에서 열심히 몸을 움직이고 다시 집에 돌아오는 일상이 일주일에 네 번 반복되었다. 그러다 보면 걸음 수는 하루에 8천 보를 훌쩍 넘기 일쑤였고, 그릭요거트와 두유로 간식을 보충했어도 증량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웠던 활동량이라 볼 수 있다.




이대로 지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블로그 체험단으로 받은 1:1 PT였다. 우선 인바디 기계 위에 올라서니 체중이 다시 45kg로 돌아와 버렸었다. 1차 충격. 겨울 동안 찌운 3kg는 녹아 있었다.


이게 맞나… 현실 부정을 했었다.


2차 충격은 상담에 있었다. 나는 상담지에 체중 증량을 1순위 목표로 표시했는데, 트레이너 분이 이를 보고는 구체적인 증량 식사 플랜을 설명해 주었다. 인바디에 나온 나의 기초대사량(약 1200kcal)을 기반으로 할 때 체중 유지를 위해서는 하루에 2100kcal를 섭취해야 했고, 여기에 한 달에 3kg를 증량하려는 목표까지 더한다면 2800kcal 가까이 음식을 먹어야 했다.


2800칼로리라는 숫자 자체가 충격이었다. 식사 강박이 심했던 중고등학생 때 식단 관리 어플에서 내가 언제나 목표로 삼아온 섭취 칼로리는 1000kcal에서 1500kcal 사이였다. 거진 그때의 두 배를 먹어야 한다니.


게다가 식단 관리 어플로 영양 성분 비율을 고려해 식사를 짜 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상적으로 2800kcal을 채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후라이드치킨 1마리가 1800~2500kcal라고는 하지만, 그런 음식으로만 열량을 채우는 건 내가 원하는 증량의 방향이 아니었다. 위에서 말했듯 저속노화에 관심이 깊었을 때라 붉은 고기나 튀김류 없이 그 열량을 채우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막막함이 컸다.




그러나 처음부터 완벽한 증량 플랜에 사로잡힌다면 지속하기 어려울 게 뻔했다. 여전히 운동 강박이 있었고, 식사에 대한 강박도 남아있었으니까. 그 대신 새로운 방향으로 차근히 증량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목표는 49kg, phase 3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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