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래잡기하러 가자!!
어느 날 언니가 말했다.
“나 술래잡기하러 갈 거야!”
아니 나이 서른을 넘기고서 술래잡기가 웬 말인가?
“술래잡기???” 황당해하며 되물었다.
언니가 정정하며 하는 말은 바로 [순례자의 길]이었다.
박장대소를 하며 서로 웃었다.
언니한테는 무슨 순례자의 길이냐며 교회나 잘 다니라고 웃어넘겼지만
나는 언니의 그 도전이 부러웠다.
몇백 킬로가 넘는 그 길을 백패킹으로 외국에서 한다니
머릿속으로는 이미 순례자의 길을 완주한 내 모습을 상상하며
‘같이 가자고 해볼까’를 몇 번이고 입 밖으로 내볼까 했다.
그렇게 술래잡기(?) 소동이 있고 3개월 후,
언니의 그 도전은 실제가 되었고,
고맙게도 언니가 나에게도 그 도전을 제안했다.
“나랑 술래잡기하러 가자”
우리만의 은어가 된 술래잡기, 즉 순례자의 길을 같이 가자고 제안받은 그 순간부터
내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가고 싶다! 가고 싶다!! 진짜 가고 싶다!!
마침 나는 일을 쉬고 있었기에 덥석! 제안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었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언니한테 시간을 조금만 달라하고 결정을 보류했다.
결정을 보류한 이유는 사실 한 가지였다.
바로 경비.
일을 쉬고 있었기에 고정적인 수입이 없었다.
모아둔 돈으로 다녀올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는 않아서
과연 정말 가치가 있는 도전일까?를 수없이 수만 번 되뇌었다.
하지만 문득 깨달은 점은 그 도전의 가치는 내가 만들어가면 되는 거고
설령 과정 속에서 무언가를 얻지 못하더라도
이미 도전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마음.
그래서 나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모아둔 돈을 털고 언니에게 답장했다.
[술래잡기하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