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을 이루는 말
현재 나는 취준생이다.
어린이집 교사로 5년간 근무한 후
워라밸 없는 이 삶이 너무 싫어 퇴사했다.
퇴사 후에 3개월가량 놀다가 내가 세웠던 계획에 맞춰
평생교육원에서 문헌정보학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에 의해 공부보다는
생계에 더 집중해야 했고
(이기적으로 욕심부리면 공부를 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는 어린이집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이 악물고 내가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봤다.
현실은 냉정했다.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보육교사 자격증뿐
이 자격증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굉장히 불안해지고 조급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봐
그래서 다시 어린이집으로 돌아갈까 봐.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다 보니
점점 과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냥 욕심부려서 공부나 좀 해볼걸,
어린이집에서 그냥 꾹 참고 일해볼걸,
고등학생 때 내가 공부를 잘했더라면,
대학교 전공을 좀 더 쓸모 있는 전공으로 선택했더라면,
그때 영어 회화 좀 해둘걸,
포토샵, 영상 편집 배울 때 포기하지 말걸
나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굳이 하지 않고
이 삶에 안주해 온 것들을 후회하기도 하면서
가까운 과거가 먼 과거의 일까지 끌어당겨
나는 그렇게 후회지옥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무력감이 찾아오고
지금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같고,
답답하고, 조급하고, 불안함을 매우 많이 느끼고 있는 근래였다.
내 삶의 방향은 이렇다.
나는 1순위가 가족이기에 내 가정을 꾸리는데 가장 큰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빠른 기간 내에 자녀를 낳고 양육하면서
작업실을 차려 내가 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일들을 하면서
돈도 벌고, 가족과 시간도 보내고, 자아실현도 하는 것.
이게 나의 삶의 방향이다.
(여기에 더해진다면 못했던 사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
이 방향을 설정하기까지도 올해 꽤나 마음고생을 했다.
공부를 하겠다던 내 계획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무산되고 나서
울고, 스트레스받고, 답답해하면서 우울해했고
나는 도대체 뭘 좋아하는지 나 조차도 궁금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요리조리 생각해 보니 나는 만드는 걸 좋아했고
예전부터 미싱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었다.
이 생각을 기점으로 위에서 말한 내 삶의 방향성을 설정했다.
설정한 방향을 잘 걸어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기에
이를 충족하기 위해 여전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개인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으면서
경제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는 그런 일.
사실 내 경력은 물경력과도 같기에 이런 일들을 찾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내 삶의 방향이 정해져 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고민의 과정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지만
시험공부도 하고, 고민도 하고, 여행도 가고,
취미 활동도 하고, 구직활동도 하면서 나름 뭘 하면서 지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은 없겠지만
이 또한 지금은 즐거움을 얻기 위한 고생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정신승리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과정이 고생처럼 느껴지지만,
달콤한 즐거움이 오길 바라며
오늘도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