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 안 돼. 아니 울어도 돼.
남자는 태어나서 3번을 운다는데, 걔는 내 앞에서 다섯 번이고 열 번이고 울었거든,
캐나다 가기 전날 한국 여권을 뺏긴 날이었던가.
내가 죽는다고 난리 치다 경찰이 온날이었던가.
걔가 울더라, 입에서 침이 막 떨어지고 콧물도 나더라.
그렇게 우는데 내가 그 앨 보고 무슨 생각을 했냐면,
얘는 내 더러운 꼴을 다 봤잖아. 시궁창 같던 나를.
내 밑바닥을 다 봤던 애 라 그런지 믿어도 괜찮겠다.
그런 생각했어. 그리고 혼자서 맹세 같은 것도 했다.
나도, 네가 무너지고 흔들릴 때,
세상 가장 추한 모습으로 추락할 때도
그런 모습이어도 나는 네 옆에 있겠다고.
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