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블로그 하루 1포스팅이 전부였다.말이 쉽지,
그 ‘1’을 만드는 데 반나절이 걸렸다.
다 쓰고 나면, 내가 나를 다 쏟아낸 듯 텅 비었다.
그럼에도 이상했다.
하나씩 쌓여가자, 글보다 먼저 나 자신이 정돈되었다.
슬쩍 욕심이 났다."오늘 아침 글도 써볼까?"
그렇게 하루 1포에서 2포, 3포, 어느새 4포.
꾸준함이란, 재능이 아니라다시 시작하는 연습이었다.
그리고 곧,블로그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인스타그램에선 감정을 사진처럼 걸었다.
짧은 글이었지만, 피드백은 길었다.
좋아요 수보다 더 중요한 건,
그 하루의 느낌을 어딘가에 남겼다는 안도감이었다.
스레드는 또 달랐다. 400~500자, 말의 리듬을 조절하고,
마음을 툭툭 던지는 훈련장 같았다.
짧지만 깊은 생각을속도감 있게 던지는 재미가 있었다.
브런치는, 조금 더 단정히 앉아 쓰는 공간이었다.
조명 아래 꺼내놓는 속마음처럼,여기선 다듬은 말이 필요했다.
서툴지만 나의 이야기를조심스럽게 꺼내는 곳.그
그래서인지 브런치만의 감성은늘 잔잔한 파동을 남겼다.
그 모든 플랫폼에 내가 남긴 건완벽한 글이 아니었다.
매일의 출석이었다.
그 하루를 통과했다는 표식,그 시간에 내가 ‘있었다’는 증명.
누가 물었다.“뭐하러 이렇게까지 매일 써요?
나는 대답한다.“쓰지 않으면 나라는 존재가 사라질 것 같아서요.”
글은 나를 잇는 끈이었다.
하루하루의 나를,조각조각 이어 붙이는 작업.
그리고 그 조각들이 쌓여,내가 걸어온 길이 되었고,
이상하게도,그 길 위엔 사람이 있었다.
댓글로 말을 걸어준 사람들, 리포스트로 연결된 인연들,
작은 리액션 하나에 울컥했던 밤. 꾸준히 쓴다는 건,
세상에 손을 뻗는 일이기도 했다.
누가 잡아줄지 몰라도 매일 매일 한 줄씩 써내려가는
손끝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지금도,나는 여전히 그 칠판 앞에 앉아 있다.
블로그의 교실,인스타의 창가,스레드의 복도,브런치의 서재.
어쩌면 이 학교엔출석부 대신 아카이브가 있고,
성적표 대신 꾸준함이 있다.
그리고 나는,오늘도 또박또박내 이름을 써 넣는다.
그렇게 출석도장을 흔적으로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