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22. 머무르는 빛

by 한서진



밤이 가장 깊은 곳을 지나왔으나

아직 아침이라 부를 수는 없다


다만
창가에 내려앉은 색이
어제보다

아주 조금 부드러워졌다는 사실을 안다


아직 괜찮다고 말하기엔

내 안의 서리가 다 녹지 않았지만
차가운 공기 사이로 스며드는 이 온기를
나는 굳이 밀어내지 않기로 한다


사라지지 않은 빛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려는 빛


불꽃처럼 타오르지는 않아도
내 손목에 남은

미지근한 체온이
나를

다시 살고 싶게 만든다


이제야 비로소
어둠이 물러가는 뒷모습을 본다


내일의 빛을 받아들일 만큼의 자리는
내어줄 수 있을 것 같다


From: 다시 밝아져도 괜찮겠다는 감각이 스밀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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