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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와 올랜도 테마파크 : 디즈니월드

디즈니월드 속의 뉴올리언스

by 파큐레이터 Mar 24. 2025
디즈니월드 리조트에서 티아나와 뉴올리언스의 감성을 만나다

저번 글에서 올랜도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담긴 뉴올리언스풍의 분위기를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디즈니월드에서 마주한 뉴올리언스의 모습을 정리해보려 한다.


 디즈니에서 뉴올리언스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디즈니 프린세스 중 유일하게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가진 주인공, 바로 《공주와 개구리》의 티아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공주와 개구리(The Princess and the Frog, 2009)》디즈니 애니메이션《공주와 개구리(The Princess and the Frog, 2009)》

 2009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The Princess and the Frog)》는 1920년대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한다. 티아나는 언젠가 자신만의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꿈을 가진 인물이고, 우연히 마법에 걸려 개구리로 변한 왕자를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영화 속에는 뉴올리언스 특유의 정서가 다채롭게 담겨 있다. 재즈 음악과 브라스 밴드, 부두 마법, 프렌치 쿼터 풍의 건축 양식, 그리고 검보와 베녜 같은 지역 음식까지. 미시시피강을 떠올리게 하는 수로와 늪지대를 배경으로 한 장면도 인상 깊다. 특히 악당 캐릭터 닥터 파실리에는 부두교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인물이며, 영화 전체에 흐르는 재즈 선율은 뉴올리언스의 분위기를 깊이 있게 끌어올린다.


 티아나의 캐릭터는 실존 인물인 ‘크리올 요리의 여왕’ 리아 체이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디즈니는 그녀의 유산을 기리기 위해 체이스 가족과 긴밀히 협업했고, 그녀의 딸인 스텔라 체이스를 명예 이매지니어로 임명하기도 했다.


디즈니월드 파크 내 뉴올리언스 : 매직킹덤에서 만나는 프린세스 티아나


⛲ 어트렉션 : 티아나의 바이유 어드벤처(Tiana's Bayou Adventure – New!)


‘티아나의 바이유 어드벤처’는 워터 트롭 형식의 어트랙션이다. 하지만 단순한 탑승형 기구에 그치지 않고, 내부에는 애니매트로닉스 캐릭터들과 함께 티아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스토리텔링이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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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The Walt Disney Company News

 이 어트랙션은 단순한 영화 재현이 아니라, 티아나라는 인물을 통해 뉴올리언스 문화의 정체성과 감성을 전달하고자 기획되었다.

실제로 디즈니 이매지니어 팀은 뉴올리언스를 수차례 방문하여 지역 예술가, 요리사, 음악가들과 협업했고, 이를 통해 어트랙션 전반에 걸쳐 지역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다. 특히 뉴올리언스 출신 예술가 샤리카 마흐디는 티아나의 ‘테스트 키친’과 음식 사업을 주제로 한 벽화 작업을 맡아, 현실성과 따뜻함을 더했다.

 

또한 이 어트랙션의 대기 공간에는 군 복무에 대한 존경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 티아나의 아버지인 제임스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흑인 군인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실존했던 369 연대를 기리는 신문, 사진, 군복 전시물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디즈니는 어트랙션을 통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역사와 감사를 함께 전하고자 했다. 이렇게 어트렉션에서 군인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 레스토랑 : Golden Oak Post, 1900 Park Fare


티아나의 바유 어드벤처 바로 근처에는 'Golden Oak Post'라는 다소 소박한 분위기의 퀵서비스 음식점이 있다. 원래는 뉴올리언스에 직접 가서 베녜를 먹는 것이 목표였지만, 일정상 뉴올리언스 대신 디즈니를 선택하게 됐다. 그 대신, 꼭 베녜만은 먹겠다는 다짐을 했고, 이곳에서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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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lden Oak Post 베녜와 핫 허니 치킨

 개인적으로 티아나는 내가 꽤 좋아하는 캐릭터다. 목소리도 너무 예쁘고, 무엇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그래서일까, 이곳에 방문했을 때 마치 성공한 티아나의 레스토랑 분점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꽤 설레었다. 음식도 기대 이상이었다.


 핫 허니 치킨은 정말 맛있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치킨을 먹고 싶다는 욕망을 잠재워 줄 만큼. 예전에 뉴욕 브루클린에서 먹었던 치킨보다 훨씬 더 맛이 좋았다. 단짠단짠 한 양념에 위에 올려진 올리브가 곁들여져, 의외의 조합이지만 궁합이 아주 훌륭했다. 고구마튀김은 살짝 짭짤한 치킨과 완벽한 단짠단짠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그리고 베녜는 정말 기대했던 그 맛 그대로였다. 살짝 퍽퍽한, 뭉쳐있는 도넛 같은 식감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단, 슈가파우더를 흘리지 않고 먹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 (주의가 필요하다!)

 함께 마신 음료는 ‘Bayou Lavender Lemonade’라는 이름의 에이드였는데, 정말 독특하면서도 상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뉴올리언스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설명을 보고 주문했는데, 기분 좋은 별미였다.


 1900 Park Fare에서는 ‘티아나의 검보(Gumbo)’라는 메뉴도 판매 중이라고 한다. 캐릭터 다이닝 레스토랑이라 '개구리와 공주' 캐릭터들도 종종 등장하는 것 같다. 다음에는 꼭 그곳도 가보고 싶다.


디즈니월드 리조트에서 뉴올리언스 : 포트올리언스 프렌치쿼터&리버사이드 리조트


디즈니월드는 리조트에서 머무는 경험도 테마파크게 방문하는 것 못지않게 특별하다. 마치 테마파크 안에 머무는 듯한 투숙 경험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디즈니월드에는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리조트가 두 곳 있다.

하나는 포트 올리언스 리버사이드 리조트로, 이곳에는 티아나 공주의 감성이 담긴 테마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다른 하나는 포트 올리언스 프렌치 쿼터 리조트로, 뉴올리언스의 분위기를 잘 구현해 낸 거리와, 미키 모양 베녜로 유명한 카페가 있다. 나는 프렌치쿼터에 하루 투숙했었다.


⛲ 프렌치 쿼터 리조트에 스며든 뉴올리언스의 건축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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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쿼터 로비와 수영장

프렌치 쿼터 리조트의 로비는 뉴올리언스 특유의 건축 양식을 반영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높은 천장,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아치형 창문과 철제 장식들이 우아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냈었다. 수영장은 마디그라의 흥겨움을 구현해 냈다. 전체적으로 프렌치 감성과 남부의 여유로움을 세련되게 풀어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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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쿼터 리조트 내부 풍경

숙소 내부에도 뉴올리언스 특유의 한가롭고 낭만적인 감성이 가득 배어 있었다. 곳곳에 놓인 개구리 공주를 연상케 하는 색감이 쓰인 섬세한 패턴들이 눈길을 끌었고,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철제 장식이 더해진 커다란 창문은 햇살과 여유를 한가득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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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쿼터 내부 액자

숙소 안에는 뉴올리언스 대표 축제인 마디그라에 참여한 듯한 개구리와 공주 주인공들이 액자에 담겨있었다. 참고로 색색의 목걸이를 던지는 것은 마디그라 퍼레이드의 재미를 위한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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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쿼터 리조트 내부 모습

프렌치 쿼터 리조트는 뉴올리언스 특유의 건축 양식과 섬세한 철제 장식, 가로등과 광장 디자인까지 정교하게 재현해 냈다.

실제로 뉴올리언스에 가본 적은 없지만, 이곳에선 마치 그 도심 한복판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높은 천장과 아치형 창, 클래식한 분위기의 거리들이 그런 몰입감을 더해준다. 뉴올리언스를 포기하고 이 숙소를 선택한 내 결정이 꽤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 뉴올리언스 풍 재즈가 흘러나오는 보트


개인적으로 티아나를 좋아하기도 하고 뉴올리언스에 흥미가 있었기도 하지만, 내가 이 리조트에 머물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곳에서는 디즈니 스프링스로 향하는 특별한 보트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자체로도 하나의 작은 어드벤처처럼 느껴져 투숙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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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쿼터에서 디즈니 스프링스로 향하는 보트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문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는 이 보트에서는 재즈 음악이 계속 흘러나온다. 이 보트는 리버사이드–프렌치 쿼터–디즈니 스프링스 노선으로 운행되며, 잔잔한 강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디즈니월드의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들을 볼 수 있었다.


⛲ 미키마우스 베녜로 유명한 Scat Cat's Club -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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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t's Cat's Club 카페 외부

디즈니월드 프렌치 쿼터 리조트에 위치한 Scat Cat's Club - Café는 뉴올리언스 감성을 담은 아늑한 카페이다. 마디그라 퍼레이드를 연상케 하는 가면들로 외부가 꾸며져 있다. 미키 모양 베녜와 성인을 위한 'Baton Rouge Beignets'가 대표 메뉴로,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다. 

 우드톤 인테리어와 재즈 테마의 분위기 속, 주말엔 라이브 공연까지 더해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리조트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 카페는 이용할 수 있다.

 구글에서 영어로 디즈니월드 먹거리를 검색했을 때, 이 카페에서 파는 미키마우스 모양 베녜가 상위에 노출되었었다. 미키 마우스 모양의 베녜가 궁금하다면 아래 디즈니월드 공식 블로그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레시피도 나와있다.

https://disneyparksblog.com/disney-experiences/disneymagicmoments-create-magical-mickey-mouse-shaped-beignets-at-home-with-this-fan-favorite-classic-disney-recipe/


⛲ 마디그라 기간 캐스트들이 참여하는 특별 퍼레이드


 내가 방문했을 때는 진행 중이진 않았지만, 마디 그라가 가까운 시기여서 이 이벤트의 존재를 알 수 있었다. 캐스트가 직접 참여하는 행사라는 점이 흥미로웠고, 그래서 소개하고 싶다.

사진 출처 : Unplash사진 출처 : Unplash

디즈니월드 포트 올리언스 리조트에서는 매년 마디 그라 시즌이면 작지만 특별한 축제가 펼쳐진다. 리조트 캐스트 멤버들이 직접 꾸민 골프카트를 타고 퍼레이드를 펼치는데, 그 정성 가득한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매해 새로운 테마를 주제로, 각 부서(하우스키핑, 프런트 데스크, F&B 등)가 자신만의 창의력으로 플로트를 직접 만들어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엔 손님들이 캐스트들과 교류하며 사진도 찍고, 목걸이를 받고 마디 그라 한정 특별 핀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관련 기사와 이미지는 아래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disneyparksblog.com/wdw/disneys-port-orleans-resorts-cast-let-the-good-times-roll-with-mardi-gras-celebrations/


⛲ 뉴올리언에 간 것 같은 굿즈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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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올리언스에 다녀온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이곳에는 관련 굿즈들이 가득하다. 특히 ‘Beignet All Day’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인상 깊었다.

개구리와 공주 관련 굿즈는 이 리조트 샵에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듯하다. 개구리와 공주의 팬이라면, 꼭 여기 리조트의 굿즈샵을 방문해 보길.


개구리 공주의 팬으로서, 언젠가는 꼭 뉴올리언스를 직접 방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디즈니월드에 머무는 동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족스럽고, 많이 뉴올리언스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디즈니월드에서 맛본 티아나의 미식 경험은 기대 이상이었고, 리조트 내에서는 여유롭고 한가로운 감성이 가득했다.

리조트에 투숙한 날, 배가 너무 불러서 베녜를 먹지 못한 게 아직도 아쉽다. 언젠가는 미키 베녜를 꼭 맛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꼭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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