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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영 Nov 06. 2024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의 탄생.

2023년 1월 22일 오전 4시 33분  

우렁찬 소리를 내며 세상에 나온 우리 아들.

탯줄을 자르는데도 실감이 나지는 않았다.

이아이가 내 아들이라니....  

너무 많은 생각들이 겹쳐지면  오히려 아무 생각이 안 드는 거 같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필름이 끊긴 것처럼 정확하게 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와이프가 고생 많았다는 생각. 엄마는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다.

우리 엄마도 생각이 났다.

익숙한 목소리 들으면 좋다고 해서  노래를 불러줬다.

 준비한 노래는 따로 있었는데  불러준 건.. [야곱의 축복]이었다.

가수들도 하기 민망하다는 무반주 노래가 끝이 나고

애는 신생아실로 가고 우리도 1인실 병실로 몸을 옮겼다.

와이프 산후 마사지도 하고 숨좀 돌리고 나니   엄청난 양의 미역국 아침밥이 나오더라.

아침식사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생아실에서 벼락같은 소리가 들렸다.

아이가 음낭수종으로 보인다고 얘기했고  안면비대칭도 보인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야겠다고 했다.

병원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보호자 입장으로 더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니

마음이 썩 편할 리가 없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되돌아보게 되더라.

좀 전에  출산한 와이프에게 알리기도 참 힘들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가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태어난 지 몇 시간도 안 지난 아이가 인큐베이터째로 앰뷸런스에 탑승했다.

흔들거리는 차가 내 마음같이 불안하더라.

영대병원에 도착을 했고, 수속을 마친 뒤  중환자실로 입원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아기 혼자 입원시키고 생이별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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