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조리원 퇴원해서 집으로 간다..
많은 부모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은 너무나 두렵고 긴장되고
실감이 안 나는 막막한 상황. 마치 아기 새가 처음 날갯짓하기 전에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상황이랄까?
모든 게 조심스럽다. 괜히 바깥에 지나가는 사람의 비말도 조심해야 하고
운전할 때는 방지턱도 세월아 네월아 넘어본다.
아이는 집으로 가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잠에 빠져있다.
혹여 잠에 깰까 봐 그리고 울면 어쩌지 하는 긴장감 속에 마치 첩보작전하듯이 집으로 모셔왔다.
웰컴 투... 헬? 은 아니지? 분유도 시간에 맞춰서 타서 먹여야 한다.
미리 우리 집에 모셔둔 이모님 한 분이 있다. 분유를 기가 막히게 잘 타시는 브라비이모..
세상이 참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
드라비 이모님이 분유를 쫙쫙 잘 뽑아주신다. 직접 분유 타기도 하지만 드라비 이모의 분유로 거의 먹이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입맛이 스페셜하기도 하고 분유를 끊어서 먹었다.
먹이는 게 힘들다는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먹어주는 것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건강하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감사해야겠다.
아이는 역시 집에 오고 이유 모르겠는 울음들이 있었다.
크게는 배고플 때, 기저귀 갈아야 할 때, 불편할 때 등등의 이유가 있지만, 우는 이유가 워낙 다양하니
느낌을 잘 보는 게 중요했다.
그렇게 해서 아이의 필요를 채워주고 나면 울음을 그치게 된다.
먹이고 잠깐의 놀이 그리고 재우고 또 먹이고 잠깐의 놀이 후에 또 재우고의 반복이다.
어느새 목욕시간이 다가온다. 아이 씻길 때도 조심조심스럽다. 초보 부모인 우리는 둘이 붙어서 어찌어찌 씻어보지만 손길이 서툴다.
서툰 손길에도 순한 아이인지 크게 울지는 않았다. 그것으로 또 감사하다.
통 잠자기 전이니 불침번 느낌으로 새벽에 깨는 아이를 상상하며 쪽잠? 그리고 잠깐의 육퇴를 해본다.
하지만 새벽에 아이가 울면 나의 귀는 자체 노이즈 캔슬링이 되어 잘 들리지가 않았다. 나보다 귀 밝은 와이프가 많이 깨어 분유를 주고 달래고 하였다. 그 상황이 많이 미안했다. 나도 빨리 듣고 깨고 싶은데 잘 안되더라.
그리고 생각해 보니 이제 아이가 있으니 삶의 패턴이 정말 달라졌다.
새로운 환경에 나와 와이프도 적응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