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을 처음 시작하는 당신에게 헌정하는 글
이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이거다
그러니까요
내가 처음 화장을 시작할 때가 아마 중학생인가, 고등학생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그때 화장 초보를 위한 매체가 지금보다 많이 없었다. 제일 접하기 쉬운 매체가 블로그랑 유튜브였는데, 당시 트렌드가 화장하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었다.
근데 화장을 티 안 나게 할 거면 왜 하지?라는 의문이 늘 들었다. 그래서 나는 렌즈도 빡! 눈도 섀도 3개 (당시에 팔레트가 희귀했던 때였다)! 입술도 레드계열! 이렇게 발랐다. 다행히 내가 채도가 높을수록 잘 받는 스타일이라 크게 흑역사로 남지는 않았다 (렌즈 빼고...).
이제는 워낙 퍼스널컬러도 대중화 되어있고 유튜브, 틱톡 등 많은 매체에서 다양한 메이크업 스킬을 접할 수도 있다.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처음 화장을 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화장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교생 나가서도 느낀 건데 여전히 화장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양조절에 실패하거나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하다. 그래서 너무 과해지거나...너무 연하거나...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화장을 티 안 나게 할 거면 왜 해요? 대신 예쁘게, 티 나게 화장해봐요! 를 글로 풀어쓰고자 한다. 당신이 화장 초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어보고 화장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
우선 화장의 기능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내가 생각하는 화장의 가장 큰 기능은 두 가지이다.
1. 외모의 변화
2. 화려함, 단아함 등과 같은 분위기 조성
이목구비의 모양이나 피부의 결점을 커버해서 외모적인 부분에 변화를 주거나, 내가 연출하고 싶은 분위기에 맞는 제품들을 선택해서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큰 두 가지 기능이다.
그런데 근본적인 화장의 기능은 1번이다. 아무리 아이라인을 진하게 그리고 화려하게 그려도, 피부 화장이 다 무너져있으면 지저분해 보인다. 더해서 2번은 어? 부족한데? 티가 안 나... 하고 덧바르다가 과해지는 경우가 많다. 아래 두 사진으로 비교해 보자
예시가 좀 극단적(ㅋㅋㅋ)이긴 한데, 왼쪽의 경우 이 날 사진 찾아보면 피부 표현에 제일 공들인 것처럼 보인다. 평소엔 좀 푸석푸석해 보이시는데, 이 날은 유독 피부가 탱글탱글해 보이고 광도 난다. 그리고 눈썹도 기존에 끝쪽까지 진하게 그리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본연의 눈썹에서 정리만 하면서 인상을 부드러워 보이게 만들었다.
오른쪽 사진 보면 물론 색조가 좀 많이 과하고 진하고 색이 너무 촌스러운 컬러들 (ㅋㅋㅋㅋ)이긴 하지만, 섀도는 보이는 걸로는 두 개~세 개 정도 파란 계열로 쓰신 것 같다. 그리고 블러셔도 확실한 자줏빛 컬러를 쓰고 립도 맞춰서 써서 화려함을 강조했다. 이 에피소드 내용이 합창대회 출전하는 거라, 대회용 화장으로 화려함을 강조했다.
왼쪽이랑 오른쪽 사진 비교해 보면 훨씬 더 눈이 편안하고 예쁜 쪽은 왼쪽이다. 여러 가지 요소 중 한 가지만 톺아보면, 왼쪽은 확실히 눈 아래쪽을 커버해 주고 애교 살을 강조해 주는데, 오른쪽은 다크서클 커버가 전혀 되어있지 않고 주름도 그대로 보인다. 화장한 티는 오른쪽이 더 나는데, 더 예쁜 건 왼쪽이다.
그렇다고 왼쪽이 화장한 티가 전혀 안 날까? 그것도 아니다. 왼쪽에서는 포인트 부분에는 확실하게 강조점을 줘서 눈에 띄게 만들었다. 이 사진에서는 립이다. 백설공주라서 하얀 피부, 빨간 입술을 강조하기 위해 피부는 깨끗하게, 입술은 포인트 있게 발라준 것 같다.
그러니까 화장을 할 때는 우선순위가 1번이 되어야 하고 그다음 2번이 따라줘야 예쁘다는 것이다.
그럼 1번 요소, 2번 요소를 좀 구분해 보자. 물론 이 부분은 사람마다 차이가 조금씩은 날 수 있으니 참고해서 우선순위를 정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방향으로 바꿔나가길 바란다.
1번- 피부 결점 커버, 이목구비 윤곽 잡기, 생기
- 피부 결점 커버: 다크서클, 잡티 등과 같은 피부 결점 커버
- 이목구비 윤곽 잡기: 콧대, 턱, 애교 살 등 이목구비를 더 선명하게 만들기
- 생기: 입술, 볼 등에 기본적인 생기 부여
2번- 피부 톤업, 색채, 광
- 피부 톤업: 기본적으로는 피부톤에 맞는 컬러(한 단계 업), 그렇지만 특별한 경우 한 단계 다운 및 두 단계 이상 톤업
-색채: 본인이 연출하고자 하는 분위기, 좋아하는 컬러, 어울리는 컬러에 따른 포인트 컬러 선정
- 광: 하이라이터, 글리터와 같은 광이 나는 메이크업 제품 사용으로 화려함 강조
나의 요즘 우선순위는 아래와 같다.
생기 > 색채 > 이목구비 윤곽 > 피부 결점 커버 > 광 > 피부 톤업
그래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립과 블러셔다. 한 번 화장할 때 3개 이상씩 섞어서 쓴다. 피부 톤업은 제일 신경 안 써서 파데프리를 하고 있다. 다만 결점은 커버해야 하니 컨실러를 커버 부위에만 쓰고 있다. 이런 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면 자신에게 맞는 화장법을 금방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ㅜㅜ 예시가 없을까요?라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1번과 2번을 잘 적용한 예시를 가져와보았다.
우선 1번 요소를 정말 잘 적용한 화장 셀카가 있어서 이 사진을 가지고 설명해 보겠다.
아래 사진은 아일릿 원희의 셀카다.
이 친구 데뷔할 때 코덕이라고 하더니 셀프 메이크업 하는 릴스도 올리더라(귀엽다). 화장 처음할 때 이 친구 일상 화장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셀카의 화장 같은 경우 세미글로우 파운데이션 또는 쿠션 사용해서 자연스럽게 피부에 광이 나게 연출해 주고, 아이라인도 브라운으로 얇고 길게, 그렇지만 진하지 않게 그렸다. 밑트임도 섀도랑 비슷한 계열 사용해서 브라운으로 진짜 자연스럽게 그렸다. 애교 살도 과도하지 않게 아래 음영만 줘서 차분하게 연출했다.
이 화장에서 진짜 눈에 띄는 게, 코 섀딩이랑 블러셔 사용, 립이랑 컬러 맞춤이다. 원희 친구 코가 진짜 동글동글 귀엽던데, 이 사진에서는 물론 각도, 조명도 있겠지만 코가 엄청 날렵해 보인다. 이게 코 섀딩이 보통은 일자로 쭉 내리고 중간에 끊어주는데, 이 사진에서는 콧대와 코 끝 제외하고는 전부 섀딩으로 어둡게 해 줬다. 그래서 코가 동글해 보이지 않고 훨씬 날렵해 보인다.
이 섀딩 방법이 코 끝이 동그랗게 생긴 사람들이 쓰면 정말 효과적인 방법이다. 위 사진에서 검은색으로 표기된 부분을 옅은 컬러로 쓸어준다. 1자로 내리는 거랑 다르게, 저 세모 모양으로 쓸어준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다음 조금 더 진한 컬러로 노란색 부분을 조각해 준다. 아 그래도 모자란데? 싶으면 코 끝쪽에만 저 노란색 부분 끄트머리 모양으로 조각해 주면 된다. 이후에 자연스럽게 잘 풀어주면 코가 훨씬 날렵해 보인다. 원희 친구는 콧대 중간도 쓸어주면서 콧대와 코 끝 부분을 구분해 주고 중안부 축소 효과까지 사용했다.
블러셔는 요즘 유행하는 방법인데, 기존에 볼 중앙 부분을 기점으로 바르는 방법이 아니라 눈가에서 시작해서 광대를 쓸어내리는 방법으로 블러셔를 사용했다. 이렇게 블러셔를 사용하면 눈가에 색채가 들어가면서 눈이 더 트여보이고, 얼굴이 더 갸름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조금 더 팁을 주자면, 섀도는 위에서 언급했던 2번 요소기 때문에 초보일수록 사용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때문에 블러셔를 사용할 때 눈두덩이 끝쪽을 살짝 쓸어주고 위의 방법과 같이 블러셔를 해주면, 새도우 효과와 더불어 톤맞춤으로 깔끔한 화장이 완성된다.
이 외에도 1번 요소들을 잘 이용한 화장 예시를 아래에 3개 제시해 두겠다.
위의 사진들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사실 1번 요소만 잘해도 데일리 메이크업은 뚝딱이다. 그리고 요즘은 오히려 덜 화려할수록 힙한 느낌도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1번 요소에 우선적으로 집중하자.
그럼 1번 요소와 2번 요소를 잘 결합한 예시는 뭐가 있을까?
요즘 코덕들 사이에서 언급 많은 트리플에스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 화장 다 너무 예쁜데... 진짜 2번 요소들이 엄청 잘 보이는 화장들이다.
물론 무대화장, 방송용 화장이라 더 진한 것도 있긴 하겠지만 공통적으로 높은 채도의 메이크업, 화려하고 진한 사방 트임, (원래도 하얗지만) 피부 톤업, 그리고 아이돌스러운 가닥속눈썹 연출까지 완벽하게 2번 요소들이다.
아직 스킬이 없고 양 조절이 안된다면 따라 하는 거 비추천하긴 하지만... 그래도 초보선에서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을 알려준다면, 색조가 들어가는 부분의 범위를 훨씬 넓고 채도가 높은 색으로 하라는 것이다. 1,2,3 공통적으로 입술이 그러데이션 없이 전부 채워져 있거나 오버립이고, 블러셔의 범위도 상당히 넓다. 세 번째 사진의 경우에는 블러셔 영역이 확실하게 다 보일 정도로 블러셔 채도도 확실하다.
화장 초보가 진짜 하면 망치기 쉬운 부분은 트임 메이크업이다. 이 친구들 화장 보면 눈앞머리, 아이라인, 밑트임 전부 진하다. 진짜... 과해진다... 그래도 따라 하고 싶으면 아이라인을 얇고 길게 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트임 효과를 볼 것이다. 이때 애교 살을 매트한 컬러로 확 밝혀주면 효과가 좋다.
아래 사진은 2번 요소 레퍼런스다.
화장은 처음 할수록 욕심이 난다. 나도 그랬다. 그리고 백 번 이해한다. 여전히 나도 화장은 티가 나야 아름답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다만! 과해져서 이상해지지 말자. 화장을 통해서 이목구비의 장점도 살리고, 더 나아가서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으려면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읽는 사람에게 응원을 건네고 싶다. 분명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더 예쁜 화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