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받고 싶은 걸까
작은 상처로 얼룩진 저 나뭇잎에 햇살이 밝게 비치면
상처 따위는 자연스레 흐려 보인다.
누구나 상처는 있다.
다만 그 상처에 빛을 드리우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상처를 끌어안고 살 수 있지 않을까.
빛으로 감싸진 나뭇잎 상처는
무늬일 뿐 흉터일 수 없다.
문득 궁금하다.
나를 환하게 비추지 않아도 햇살을 좋아했을까?
햇살이 나를 비켜 다른 대상을 비추는 걸 보고도
나는 해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해를 좋아하는 걸까. 햇살을 받고 싶은 걸까.
이제는 햇살을 받으려고 애쓰기보다
해가 되어 햇살을 전해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