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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따라 Oct 23. 2024

에필로그

노트북을 열고 하얀 화면만 껌뻑 껌뻑 바라보는 때가 있다. 그 순간만큼은 내 머릿속도 하얗게 껌뻑 껌뻑한다.  그럴 때면 나는 사진 창으로 넘어가서 사진들을 한 장씩 넘겨 본다. 다음장으로 넘기던 손가락이 멈추는 순간이 오면, 나는 멍하니 그 사진을 바라본다. 보고 또 보다가 보면 나는 그 사진을 대문 삼아 열고 다른 세상으로 발을 디디게 된다. 

내게 사진은 아름다운 이미지일 뿐만이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이다.

사진은 내가 살면서 덮어두었던 의문들을 다시 들춰낼 기회를 주었고 이미 정답이라고 착각했던 답들을 다시 짚어볼 수 있게 했다. 감사하게도 오래전에 미결로 묶어놓았던 문제의 해답을 얻기도 했고 이미 단정적으로 결론지었던 나만의 답을 다시 수정하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드는 '문'으로서의 사진은 늘 내가 그 자리에 서서 고정된 생각으로 머무르지 않게 내 생각을 열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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