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또 다른 나
Chapter 4. 품격 있는 나, 관계의 온도를 지키다
- 말, 태도, 포용이 사람을 만든다(00)
부제- “한 마디의 용기, 무너진 마음을 되돌리다”
그토록 다정했던 승훈은 그날 이후, 마치 엄마의 아들이 아닌 듯했다. 집에 있어도 남 같았고, 졸업 후 타지로 떠난 뒤 20년 넘게 거의 연락 없이 지냈다. 마음은 그렇게 멀어져 있었다.
엄마와 멀어진 시골 소년, 승훈이
오래전 이야기다. 국민학교 4학년이던 승훈이는 엄마 심부름을 잘하던 착한 아들이었다. 승훈이네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가난한 여섯 남매 집안이었고, 형제들 중 일부는 이미 도시로 떠난 상태였다.
저녁이면 엄마는 늘 말하곤 했다. "승훈아, 봉순이 마중 나가라. 어둡잖니, 플래시 들고."
그날도 승훈이는 소죽을 끓여 소를 먹이고, 엄마 말대로 플래시를 들고 산길을 넘어 버스 정거장으로 향했다. 봉순이 누나는 보통 8시쯤 도착하지만 엄마는 항상 일찍 나가게 했다. 그렇게 승훈이는 7시에 출발해 어두운 논길과 산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가 왔다. 누나는 내리지 않았다. 또 기다렸다. 30분 후 버스가 다시 왔지만, 이번에도 아니었다. 마지막 막차가 왔지만, 누나는... 보이지 않았다.
배는 고프고, 밤은 깊었다. 터덜터덜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 누나는 이미 집에 도착해 있었다.
엄마는 다짜고짜 소리쳤다.
“이 녀석아, 기다리다 누나가 안 오면 그냥 와야지! 왜 이렇게 늦게 와!”
당시에는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었고 누나는 평소와 다른 정류장에서 내려 둘은 엇갈린 것이다.
서럽고 배고팠던 승훈.
"늦... 게라도 오면 같이 오... 려고 그랬지 뭘..."
기어들어가는 볼멘소리와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엄마는 더 매정하게 말했다.
“왜 울고 지랄이야! 사내자식이 들어와 밥이나 먹어!”
이미 엄마와 누나는 식사를 마친 뒤였다. 덩그러니 남겨진 밥상 앞에서 승훈이는 밥을 넘길 수 없었다. 그대로 방에 들어가 울고 또 울었다. 엄마는 방문 밖에서 또 한 번 그를 책망했다.
그날 이후, 승훈이의 마음은 천천히 엄마에게서 멀어져 갔다. 고등학교 진학을 계기로 집을 떠났지만, 진심은 이미 오래전 떠난 상태였다.
성인이 된 후에도, 그날 이야기만 나오면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기다리다 안 오면 그냥 들어왔어야지. 참 눈치가 없어.”
그러던 어느 명절,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날의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엄마는 조용히 말했다.
“승훈아… 그날 밤,
나나 봉순이나 다음날 시장에 내다 팔 것들 준비하느라
너를 데리러 갈 수 없었단다.
그리고 네가 그냥 올 줄 알았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어두운 길에서 네가 얼마나 무섭고 배고팠을까 싶다.
그렇게까지 소리칠 필요는 없었는데, 참…
나도 너무했더라. 그땐 하루하루 사는 게 너무 벅찼단다.”
그날, 마흔이 다 되어가는 승훈은 엄마를 껴안았다. 수십 년 만에 처음이었다. 두 사람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날 이후, 멀어졌던 마음이 다시 이어졌다. 그리고 6년 후, 엄마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로 등을 돌렸던 누군가를 다시 찾을 수 있다.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고, 다시 그 다정했던 모습을 마주한다면 얼마나 기쁘겠는가.
당신을 떠나간 친구,
냉전 중인 아내,
퇴직을 준비하는 직원,
그들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신이 던졌던 그 차가운 말 한마디를.
“저런 애가 우리 동창이라는 게 창피하다.”
“무슨 여자가 밥도 하나 제대로 못 하냐. 내가 장가를 잘못 들었지.”
“어휴, 저런 걸 직원이라고 뽑은 내가 잘못이지.”
모진 말 한마디는 마음에 깊이 박힌 비수다.
10년, 30년이 지나도 그 말은 그대로 남는다.
뽑아내기 전까진 지워지지 않는다.
이제라도 사과하라.
그 사람의 눈물은 말랐어도, 마음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다.
콕 집어, 정확히, 진심으로 사과하라
사과는 두루뭉술하게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어떻게 상처를 줬는지를 콕 집어 말하라.
그리고 반드시 당신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상대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밝혀라.
예를 들면 이렇게:
A. 친구에게
"영식아, 그때 졸업식 날 친구들 다 있는 자리에서 너랑 동창이란 게 창피하다고 했던 거… 정말 미안하다. 그건 분명한 내 잘못이었어."
B. 배우자에게
"여보, 밥이 좀 탔다고 내가 너무 심하게 말했지. 당신도 속상했을 텐데 내 말이 너무 경솔했어. 그땐 정말 미안했어."
C. 직원에게
"정주임, 거래처에 샘플 잘못 보냈던 그날 내가 너무 심했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자네가 평소에 정말 열심히 일하는 것을 알고 있네. 이사님들도 자네를 보면 직원 제대로 뽑았다고 늘 좋아했었지. 며칠을 고민했어. 진심으로 미안하이."
하지만 이런 말은 오히려 상처를 덧낸다
“친구끼리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러나? 아직도 그걸 기억하냐~”
“여보, 내가 그때 좀 과했어도 이제 와서 뭐 어쩌겠어. 잊으라고.”
“정주임, 사람 참~ 뭘 그딴 걸로 퇴사까지 생각하나? 그냥 있으라고~”
이런 말은 사과가 아니다. 상대의 감정을 무시하는 또 다른 폭력일 뿐이다.
말로 받은 상처는, 진심 어린 말로만 치유된다.
지금이라도, 당신의 잘못이 떠오른다면 사과하라.
그리고 같이 울어라.
멀어진 그는 반드시 돌아온다.
그토록 다정했던 그 모습으로.
부디 더 늦기 전에…
더 후회하기 전에…
� 이 글을 읽은 소감은 어떤가요?
당신이 짧게 남긴 댓글은 알바스 멘털코치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
#진심어린사과 #관계회복의열쇠 #사과의기술 #말의힘 #콕집어서말하라 #품격있는인간관계 #상처의회복 #말의대못 #알바스멘탈코치 #감성글 #사람이먼저다 #감정소통법 #치유의대화 #브런치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