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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바스 멘탈코치 Dec 04. 2024

자녀와 단절된 대화, 이렇게 풀라 2

자녀 때문에 화가 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화가 난 상태에서 말할 땐 자녀를 주어로 한 '상대 비난하기' 보다 나를 주어로 한 '내 생각 전하기'가 좋다.



2. 서로의 감정 전달하기



당신이 화가 난 상태에서 자녀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잠시 생각해 보자. 혹시 별생각 없이 말해서 분위기가 어색해지거나 다투지는 않았는가?


짜증이나 슬픈 감정을 자녀에게 전달할 땐 그들을 탓하지 말고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해 보자.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시는 분들을 위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자.



a. 이번에도 꼴등한 경태


초등학교 5학년인 경태가 반에서 꼴등을 해서 엄마가 매우 속상하다. 옆집 도현이 엄마와 얘기해 보니 도현이는 이번에도 1등을 했다고 한다. 자 이제 당신이 경태 엄마라면 어깨를 움츠리고 집에 들어온 경태에게 어떻게 할까?


"경태 너는 왜 그 모양이니? 꼴등이 뭐야! 머리는 제 아빠를 닮아 가지고~ 옆집 도현이를 좀 봐! 걔는 또 1등이래~ 아이고 내가 못 살아!"


이런 말들이 입 밖으로 막 터져 나올 것 같지 않은가? 비난, 아빠 탓, 비교하기, 하소연 등 잘못된 표현 종합 세트가 쏟아져 나왔다. 이 정도 책망을 받은 아이는 엄마가 무섭고 싫을 것이다.


자 이제 아이를 비난하기보다 엄마의 생각을 차분하고 솔직히 말해 보자~ 어떻게 말해야 할까?


"경태야, 엄마는 네가 꼴등을 해서 마음이 슬프고 괴롭구나. 네가 옆집 도현이처럼 공부를 잘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했었단다. 도현이 엄마가 부럽기도 하고"


같은 내용이지만 아이를 향한 비난을 쏙 빼고 엄마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였다. 부드럽게 말하는 엄마의 말을 통해 엄마의 기분을 이해하게 되지만 싫은 감정보다 미안함이 들 것이다.


이렇듯 '상대 비난하기'와 '내 생각 말하기'는 내용은 비슷하나 듣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아주 다르다. 그리고 엄마의 생각을 들은 아이 역시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엄마, 나도 도현이처럼 공부를 잘해서 엄마가 기뻤으면 좋겠어. 이번에도 꼴등을 해서 엄마가 슬퍼할까 봐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몰라"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엄마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거기에 격려와 위로를 덧붙인다면 더욱 효과가 있다.


"그래 경태야 엄마의 마음은 슬프지만 그래도 너를 믿는단다. 너도 언젠가는 잘할 거라 믿는다. 너무 기죽지 말고 힘내라 내 아들 사랑해!"


이런 격려의 말로 시무룩한 아이에게 용기를 준다면 경태도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말은 참으로 중요하다. 못한다는 말을 평소에 많이 하면 아이는 뭐든 자신감을 잃고 못하게 된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나는 못하는 아이'라고 정의를 내리는 것이다. 이런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안 봐도 뻔하지 않겠는가? 아이가 잘 되고 못 되고는 부모의 말이 큰 영향을 끼친다.



b. 씻지 않은 손으로 간식을 먹는 경태


이제 '내 생각 말하기'를 이해했다면 다른 사례를 한 번 더 살펴보자. 경태가 놀이터에서 집에 들어와 손도 안 씻고 간식을 집어먹는다. 평소에 음식을 먹을 때는 손을 씻고 먹으라는 엄마의 부탁은 까맣게 잊은 것이다.


엄마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치킨 다리를 맛있게 먹고 있는 경태의 모습이 밉기까지 하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겠는가? 평소처럼 비난의 말들을 쏟아낸다면...


"경태야 너는 손 씻는 것도 몰라? 밖에서 들어왔으면 손을 씻으라고 엄마가 몇 번을 말했어?"


이런 말들이 숨도 안 쉬고 할 것이다. 이제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내 마음 말하기' 형태로 다시 말해 보자. 내 마음을 말할 때에 주어는 내가 되어야 하며 '당신은'이나 '너는'으로 시작해선 안된다. 상대를 부른 후 '나는' 혹은 '엄마는'이라고 시작하. 말하는 자신을 주어로 시작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엄마는 네 손에 묻은 세균이 몸속으로 들어갈까 봐 걱정이 되는구나 이제라도 손을 씻고 먹으면 엄마가 안심이 될 것 같아!"


이렇게 말한다면 아이도 별 상처 없이 입에 통닭을 문채 얼른 가서 손을 씻고 와서 먹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간식을 먹기 전에 먼저 손을 씻는 버릇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손 씻은 것을 엄마에게 보이며 활짝 웃는 경태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



c. 새벽 2시에 들어온 경태 아빠


이제는 상황을 좀 더 확장시켜서 남편과의 대화도 좀 더 생각을 해 보자. 남편이 퇴근 후 아무런 연락도 없이 새벽 2시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부인은 너무 걱정이 되어서 여기저기 연락해 보나 알 수가 없다. 별의별 안 좋은 상황들을 마음속에 떠올리며 걱정하고 있을 때 남편은 술에 취해서 집에 들어온다.


집에 들어오는 남편 얼굴을 보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화가 솟구친다. 자, 이제 취해서 비틀거리며 현관을 들어오는 남편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평소처럼 거침없는 말들을 내뱉어 보자.


"당신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지금이 몇 신 줄 알아요? 내가 속 터져 죽는 것을 봐야겠어요? 어휴 내가 이런 남자하고 왜 결혼을 했는지 몰라!"


이쯤 되면 현관에서부터 불꽃 튀는 한 판 승부가 시작이 될 것이고 편하게 잠자리 들기는 틀린 것 같다.


그러면 이제 마음의 여과기를 거쳐 남편에게 '내 생각 말하기'를 해 보자.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나는 당신이 늦어지길래 속이 터지는 줄 알았어. 여기저기 연락해 봐도 당신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서 혹시 무슨 사고가 났는지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몰라~ 무심한 당신이 밉기도 하고 말이야~ 이제라도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어떤가? 이런 말을 들은 남편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뻔하지 않겠는가? 자신을 걱정했을 부인에게 입맞춤을 하고 기분 좋게 들어갈 것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마치는 말


말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가정에 행복을 주는 것도 슬픔을 주는 것도 결국 말에 의해서 결정되고 때론 잘못된 말 한마디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을 이끌기도 한다.


이렇듯 가정에서 ‘내 생각 말하기‘가 익숙해지면 학교나 직장에서도 좋은 대화를 통하여 오해를 없이 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평소 연습을 많이 해서 즐거운 우리 집을 만들어 보자.

감정이 상할 때 말하는 방식만 조금 바꾸어도 다툼 없이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지금까지 당신의 잘못된 감정 표현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것을 깨달으라!



■ {숙제} 연습문제


오늘 배운 '내 생각 말하기'를 이용하여 풀어 보고 댓글에 써보세요.


■ 문제 1 (스마트폰에 중독된 수진)


가족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중학교 2학년인 딸 수진이는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다.


밥은 먹는 둥 마는 중 하다가 숟가락을 밥그릇에 걸쳐 놓고 벌써 몇 분째 그러고 있는데... 엄마 마음속에는 천불이 난다. 자 숨을 크게 쉬고 '내 생각 말하기'를 해 보자.


수진 엄마의 '내 생각 말하기'를 당신이 생각해 보라



■ 문제 2 (아파트 층간 소음)

경태네 집은 아파트인데 언제부터인가 윗집에서 쿵쾅거리는 층간 소음이 들려오고 있다. 심지어 이른 아침에 피아노 소리까지 들려와서 화가 많이 났다.


그래서 경태 엄마는 참지 못하고 아침 식사 후에 위층에 올라가 벨을 누르니 그 집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온다. 집안에는 어린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까지 들린다. 자, 이제 뭐라고 하겠는가?


경태 엄마의 '내 생각 말하기'를 생각해 보라



■ 문제 3 (직장에서 갈등)

직장에 다니는 경태 아빠는 요즘 기분이 좋지 않다. 가끔 휴게실에 들리면 그 자리에 모여서 이야기하던 직원들이 서둘러 흩어지곤 한다. 왠지 경태 아빠를 왕따 시키는 것 같기도 하고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 같아서 몹시 불쾌하다.


며칠 후 휴게실에서 보았던 사람들 중 하나였던 황 대리를 우연히 주차장에서 만나 같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길에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경태 아빠의 '내 생각 말하기'를 생각해 보라


※ 모범 답안은 다음 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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