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하게 펼쳐진 바다를 좋아한다.
종종 깊은 고민이 있거나,
숨이 막힐 것 같은 조임이 있는 날에는
바다를 보러 간다.
바닷바람에 뜨거운 열을 식히기도 하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혼잣말을 파도에 털어놓고 돌아오기도 하고,
잠시 눈을 감고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텁텁한 바다냄새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그렇게 잠시동안 세상과 단절을 하고 돌아오면
현실적으로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하더라도 내 안에 막혀있던 묵은 때들은
천천히 내려가고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내게 바다를 보러 가자는 말이
나 조금 쉴 곳이 필요해, 혹은 나 지쳐있어라고도 들린다.
그러면 나는 지친 영혼들에게 밤의 쉼터를 안내해 준다.
밤바다를 데려가 그들을 잠시동안은 피폐해진 삶에서 벗어나게 해주려 한다.
누구에게도 하지 못할 얘기, 표현하지 못할 감정들을 바다에게 흘려보내고 오라고.
그곳에 다 내려놓고 오라고 그들을 안내한다.
바다가 있기에 지친 이들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내일, 또 내일을 살아가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누군가의 수많은 사연들을 안고 있을 바다에게 항상 미안하고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