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를 만들어요.

by 응응

"오늘부터 라떼를 배워볼게요."

오늘은 모두 기다렸던 날이다.


사진으로만 보던 하트가 이제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날이다.

우유를 붓는 단 몇 초의 순간에 에스프레소 위에 마음을 그린다는 것이 마치 마법 같았다.

두려운 도전이기도 했다.


선생님의 시범은 마치 한 편의 공연 같았다.

우유가 피처에서 부드럽게 흘러나오고 커피잔에 맑고 선명한 하트가 피어났다.

우리는 사람 손으로 이런 걸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감탄과 동경이 동시에 밀려왔다.


스팀 완드를 손에 쥐는 순간 피처 너머로 떨림이 전해졌다.

"찌이익~"

우유가 데워지며 만들어내는 날카로운 소리.

그 소리는 단순한 거품의 소리가 아니라 우리가 처음 마주하는 '연습'의 소리처럼 느껴졌다.

낯선 감각들 속에서 손과 눈, 귀가 동시에 분주해졌다.

"피처의 각도를 잘 맞추고, 소리 잘 들으세요. 거품은 보이지 않아도 귀로 느낄 수 있어요."

우리는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고, 온도를 느끼고, 우유이 미세한 질감에 주의를 기울였다.


물론 처음이니까 모든 게 완벽할 순 없었다.

누군가는 거품을 너무 많이 냈다.

누군가는 온도를 놓쳐 너무 뜨거웠다.

하지만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한 손으로는 피처를 한 손은 온도를 체크했다.

두 눈으로 우유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저마다의 속도로 연습을 이어갔다.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를 붓는 그 짧은 순간이 정말로 커피 위에 마음을 그리는 시간 같았다.

피처를 기울일수록 숨이 깊어졌다.

잔과 눈 사이의 거리가 좁아질수록 심장은 더 크게 뛰었다.

우유가 잔 안으로 천천히 흐르고 표면 위로 하얀 물결이 번지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의 머릿속엔 비슷한 생각이 지나갔다.

'하트가 될까?'

'실수하면 어쩌지?'

잘하기보다는 시도하는데 의미를 두는 순간이었다.


잔 위로 만들어진 무늬는 하트 같기도, 찐빵 같기도, 동그란 얼룩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걸 바라보며 서로 눈치를 살피던 순간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잘했어요. 이건 아주 통통한 하트예요. 처음엔 이렇게 둥글둥글하고 서툴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그 웃음은 긴장을 풀어주었다.

완벽한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완벽한 라떼를 만들진 못했다.

하지만 하나같이 잊을 수 없는 자신만의 첫 그림을 완성했다.

그 하트들은 어딘가 어설프고, 조금은 묘하게 웃겼다.

우리가 그려낸 하트는 서툴고 흐릿했지만 그 어떤 완벽한 작품보다 따뜻하고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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