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숙려기간, 우리 다시 연애할래요?
<이혼숙려캠프-새로고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번 기수 중 관종부부가 가장 화제가 되고 있다. SNS에 다양한 제품들을 홍보하며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아내는 가정의 경제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이혼숙려캠프> 사상 최초로 출장메이크업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심각한 소비습관을 연예인 상담사들이 아내의 문제로 꼬집었다. 부부는 전문 상담사에게 각각 상담을 받았는데 아내는 남편에 대한 인식, 즉 가족인식이 많이 부족해 보였다. 8년 차 부부임에도 아내는 남편이 어떤 회사를 다니고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상담사: 잘 모르시죠?
아내: 정확히는 잘 몰라요
상담사: 제가 보니까 잘 모르는 게 아니라 대충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제정상태도 잘 모른다는 아내에게 상담사는 강하게 일침을 날렸다.
"뭘 아세요?"
아내는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눈물이 고이자 메이크업이 지워질까 봐 손과 종이로 연신 부채질을 해댄다. 부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상담보다는 메이크업이 지워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상담사 : 화장이 지워지는 게 인생이 지워지는 거보다 나아요.
여기는 예쁘려고 나오는 게 아니고 부부간의 어려운 문제를 치료받으러 오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방송하러 온 게 아니고요. 환자는 메이크업 안 해도 돼요.
부부들은 대게 상대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모르는 모습들이 의외로 많다는 부부들도 있다. 때로는 제대로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바깥에서 일하고 들어와, 육아에, 집안일에 서로 지친 상태에서는 대화의 시간조차 없기 때문에 요즘 어떤 일이 있는지 어떤 감정으로 지내고 있는지 서로에 대해 잘 알기 쉽지 않다.
하지만 평소 관심을 갖고 상대 배우자의 눈빛, 표정, 행동등에서도 현재 어떤 감정인지는 대략적으로는 파악할 수 있다. 기분이 좋지 않거나 나와의 대화에서도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앞에서도 계속 강조했던 내 남편, 내 아내의 감정신호와 어떤 아미그달라가 있는지 왜 그랬는지 차근차근 알아가다 보면 사실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여러분은 아내에 대해 남편에 대해
"뭘 아세요?"
부부의 문제를 더 깊게 들여다보는 데에 집중해야 하는데 관종부부 아내가 메이크업이 지워지는 게 더 중요한 것처럼 부부들도 상대 배우자보다 자신에게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 배우자가 잘 보일 수가 없다. 잘 알 수가 없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 프로그램에서 이혜정 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온수매트가 고장 나자마자 남편이 바로 주문해 물을 채우고 매트를 연결해 다음 날 아침에도 따뜻하게 아내가 잘 사용했는지 이불속에 손을 넣어보는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고
"내가 그저 원망만 하느라
남편의 따뜻함을 잊은 건 아니었나?"
라는 말을 한다. 남편과, 자녀 즉 가족관계가 좋으려면 자신에게만 집중하기보다는 가족에 대한 인식, 이해를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래야 보인다. 어쩌면 내가 가족의 라벨링을 부정적으로 프레임 씌워놓고 바라보다 보니 정작 봐야 할 긍정적인 부분들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가족들은 나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두고 노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의 감정을 무조건 상대에게 존중해 주기만을 바라기보다는 먼저 다른 가족들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감성지능을 높이는 기술 중 하나인 사회인식, 가족인식의 핵심이다.
남편, 아내에 대한 인식, 감정존중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앞에서 여러 번 강조한 합의를 통한 가족규칙을 서로 만들어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연습들을 지금부터 함께 해보자.
<이혼숙려캠프-새로고침> 프로그램도 보면 프로그램 말미에서 조정장님 앞에서 서로 부부가 원하는 것을 사소한 생활까지도 의견을 조율하며 서로 합의하에 규칙으로 정한다. 서로가 원하는 규칙대로, 합의한 대로 약속을 잘 지켜나가는 노력을 한다면 '부부 새로고침'에 성공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이 "이혼을 추천합니다"라고 했지만 이혼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책이 아님을 알 것이다. 여러분이 지금이든 이후에든 이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또 누군가를 만날 때 내가 상대에 대한 인식과 관리에 대한 노력이 없다면 재혼, 삼혼, 사혼도 이어질지 모른다. 악담이 아닌 실제 있는 일이니 하는 말이다.
언뜻 보면 이 책이 이혼을 권하는 것 같지만 진짜의 숨은 뜻은 책에서 제시하는 '자기 인식', '자기 관리', '가족인식', '가족관계관리' 등의 기술을 익혀 감성지능을 높였음에도, 또 상대배우자에게 함께 노력해 줄 것을 요구했음에도 여전히 달라지는 게 없다면 그때는 서장훈 씨의 말만 따라
"이 정도면 깔끔하게
각자의 길을 가는 게 어때요?"
라며 그때는 정말 이혼을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나는 전하고 있다. 깔끔하게 각자의 길을 가서 이렇게 잘 살고 있는 나도 있으니까. 하하;; 하지만 아직 여러분은 이혼이 이른 건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이혼 숙려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진짜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쏟으며 함께 노력해 보자.
법원에 이혼을 신청하면 바로 이혼이 성사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이혼의사를 재고하도록 하는 기간으로 미성년 자녀가 없을 경우에는 1개월,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3개월의 '이혼 숙려기간'이 주어진다.
물론 이혼을 조기에 해야 할 만큼 급박한 사정이 있다면 숙려기간을 단축하거나 면제가 가능하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우리 엄마는 딸이 자신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면서 남자를 고를 때 도박, 폭력, 바람 이 세 가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근처에 가까이도 가지 말라고 조언했다.
현재 여러분도 이 세 가지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거나 혹은 그 외의 급박할 만한 사정이 없다면 이혼결정 전 마지막으로 스스로 숙려기간 1개월, 3개월 이렇게 기간을 두고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앞서 이야기한 갈등들을 먼저 해결해 나가기 위한 합의와 규칙 외에도 나는 다음 몇 가지의 방법들로 이혼 숙려기간을 두며 다시 남편,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로 돌아가보기를 추천한다.
홈술보다는 홈카페를 만들어 대화의 시간을 만들어라
술을 먹고 대화했을 때 좋았던 부부의 대화는 거의 없는 듯하다.
술을 먹으면 감정조절이 힘든 데다 술을 마시게 되면 청력이 저하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음주 전보다 목소리가 훨씬 더 커지게 된다.
큰 목소리와 높은 억양, 빠른 말의 속도는 더욱 상대를 흥분하게 만들 수가 있기 때문에 술보다는 차나 음료 등을 함께 마시며(아니면 차라리 앞서 이야기한 와인) 1주일에 몇 회, 적어도 1시간 이상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라.
또 대화할 때 서로 쓰지 않았으면 하는 단어나 부정어를 종이에 적어두거나 재미있게 소품으로 만들어 그 단어를 쓸 때마다 벌칙이나 벌금을 내는 것으로 유쾌한 대화를 하도록 하며 대화의 시작과 끝이 항상 즐겁고 행복하다는 느낌이 들도록 서로 노력해 보자.
이렇게 확보한 대화의 시간에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기도 하고 남편은 '예쁘다', '그랬구나', 아내는 '잘한다, 잘한다' 라며 서로에게 인정, 존중, 칭찬, 감사의 말을 전하도록 하며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한다는 말을 먼저 꺼내고 내가 전하고자 하는 말을 나중에 하도록 하자.
1주일에 단 하루라도 좋다.
'수요일은 감사데이'라고 지정하고 그날은 서로에게 감사한 이야기를 전하는 날이라고 지정해도 좋다. 대화를 할 때에는 부정언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감정을 잘 제어하는 자기 관리 또한 잊지 말자. 또 상대를 비난, 비판하기보다는 상대의 말과 행동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표현하도록 하자.
이혼프로그램, 연애 프로그램 함께 보며 서로를 이해하기
우리 부부도 <결혼지옥>, <이혼숙려캠프>, <한 번쯤 이혼할 결심>, <고딩엄빠>, <연애의 참견> 등의 프로그램을 자주 보며 대화한다. 다른 부부의 일상을 제삼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스스로의 문제를 찾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연애 고민들을 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상대배우자의 가치관을 인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꼭 이런 프로그램을 보면서 싸운다. 서로의 의견이 달라질 때나 그들의 모습을 보며 상대배우자에게 "너도 저러잖아" 라는 등의 비난을 하게 될 경우에는 차라리 안 보느니만 못하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함께 보라고 추천하는 것은 좋은 모습에서는 "우리도 저렇게 지내보자", 좋지 않은 모습에서는 "우리는 절대 저렇게 되지 않도록 이렇게 해보자" 며 서로의 관계를 더욱 긍정적으로 형성,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같은 취미로 긍정적인 시간을 보내자
우리 부부를 주변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일도 함께 하기 때문에 서로 말이 통하고 취미도 운동으로 함께 하기 때문에 서로 잘 맞아서 좋겠단다. 다른 부부들은 보통 하는 일도 서로 다르다 보니 집에 와서 함께 공감하며 나눌 이야기가 적을 수밖에 없어 자연스럽게 대화의 소재가 없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사회 심리학자이자 성격 분야의 전문가 '돈 번(오~ 이름이 너무 좋은 사람이다)'은
"사람들은 자신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상대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호감을 느낀다"
며 '유사성 효과'를 설명했다. 텍사스 대학에서도 '영향 중심의 끌림 모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사람은 상호성, 일상적인 접촉, 관심사, 믿음과 같은 요소들에 유사성이 높을수록 사랑을 비롯한 친밀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부의 친밀감을 형성하고 연애시절의 풋풋했던 사랑의 감정으로 다시 되돌리기 위해 취미생활을 함께 해보면 어떨까. 배드민턴, 복싱, 골프등 운동이라면 더욱 좋다. 운동을 하고 나면 스트레스 관리에도 좋을 뿐 아니라 마음을 더욱 단단하게 할 수 있는 체력증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슬이 좋은 부부와 함께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아니면 상대배우자가 좋아하는 취미를 서로 배우거나 즐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상대배우자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관련 도서를 읽는 등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대화를 한다면 부부는 더욱 친밀감을 서로 느끼고 다시 애정도 불꽃 튀는(?) 연애할 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서로를 부르는 애칭, 존댓말 사용하기
사실 함께 한 시간이 오래된 부부일수록 서로의 애칭을 만들어 부르기에는 손발이 오그러들 지도 모른다. 애칭이라고 표현했지만 부르는 말에 사랑을 담아 보라는 이야기다. '야', '너', '어이'라는 말로 부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면 갈등상황에서도 상대를 더욱 흥분하게 만든다. 존중을 받고 있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이름을 붙여 '누구 아빠', '누구 엄마'라고 부르는 것보다 차라리 연애 때처럼 이름을 부르거나 '자기야', '여보야'등 사랑이 묻어 있는 기본적인 애칭도 좋다. 평소 자주 부르는 이름에 사랑이 담겨 있으면 내가 부르는 이름처럼 내 안에 상대배우자에 대한 사랑도 존중도 더 깊어지게 되고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자주 다투는 부부에게는 존댓말을 사용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서로에 대해 좀 더 존중하자는 의미이기도 한데 존댓말을 사용하면 다투기도 어렵다. 존댓말을 사용하며 다투는 실험(?)을 직접 해봐도 좋다. 얼마 못 가 바로 반말로 다투게 될 것이다. 존댓말로 다투기란 여간 불편하고 뭔가 막힌 것처럼 잘 안 싸워진다(?). 서로 존중하는 말을 평소에 쓰고 노력하면 말도 행동도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게 되고 감정조절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연애는 사랑에 빠지려는 것이고,
결혼은 둘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연애'와 '결혼'의 차이란다. 사랑을 '실천'하려는데 참 많이도 삐걱거린다. '실천(實踐)'은 '인간이 의식적으로 환경(자연, 타인들, 사회)에 작용하여 이를 바꾸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
사랑에 빠졌던 연애 때에는 남편, 아내의 그대로가 좋았다. 사실 그때도 지금도 남편과 아내는 그대로일 텐데 나의 관점이 변한 것은 아닐까. 그대로를 존중해주지 못하고 자꾸만 나의 기준에 상대배우자를 맞추려 하고 내 식대로 바꾸려고만 하지는 않았을까.
오늘부터는 남편, 아내와 사랑을 실천하지 말고 '다시'라는 단어를 시작으로 이혼 숙려기간을 스스로 갖으며 사랑에 빠져있던 때로 돌아가 남편, 아내와 다시 연애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 당장 집에 가서 말해보자.
"우리 다시 연애할래요?"
좋은 소리 못 들어도(?) 워낙 갑작스러웠을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며 왜 연애를 하자고 했던 건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며 앞으로의 부부생활을 함께 계획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