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이혼할 결심
연예인 부부들이 가상이혼을 체험하며 부부와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가성이혼 관찰 리얼리티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부부라면 살면서 한 번쯤은? 한번이면 너무 적은가? 하하. 어쨌든 한 번쯤 누구나 이혼을 생각해 본, 결심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에서는 '부부가 뭐야?' 라는 질문에 '절망','희생','눈치게임','결코 같아 질 수 없는'이라는 단어로 출연자들은 답했다. 이혼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부부라는 이름의 라벨링은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옆에 있는 남편에게 물어봤다.
"자기야, 자기는 '부부'하면 뭐가 떠올라?"
남편: (1초 망설임도 없이) 여신! (전 다시 말하지만 여신은 아닙니다만 남편은 그리 믿고 사
는 듯하니 봐줍시다. 남자들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존중,인정,감사,존경 해야 하니까)
나: 하~ 장난하지 말고.
남편: (바로 받아들임 하하) 음.. 나는 동지, 전우, 울타리
나: 엇. 나도. 동지, 전우, 나는 뭔가 기댈 수 있는 큰 나무?
'부부' 라는 단어에 여러분과 여러분의 남편, 아내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부부라는 단어에 라벨링은 결국 현재 우리의 이혼시점이 어디만큼 왔는지 알 수 있다. 그 단어에 속뜻을 파헤쳐보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 또한 분명 드러나 있다. 남편과 내가 동일하게 부부를 동지, 전우라고 말한 것도 사업을 함께 하며 서로를 믿고 다독여가며 하나씩 만들어내고 이뤄갔던 지난 날들과 여전히 함께 이끌어 가며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단단함이 있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부부이기 때문이다. 군대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힘든 훈련을 함께 한 추억을 가진 동지와 전우의 느낌일 것 같아서 부부라는 단어에는 우리 부부 모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편이다. 누군가는 부부라는 단어에 자신의 역할을 대입하기도 하고 남편, 아내에 대한 나의 느낌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 프로그램에서 출연한 부부 중 가장 안타까운 부부가 전 야구선수 최준석부부다. 최준석선수의 아내는 '부부가 뭐야?'라는 단어에 '희생'이라고 답했다. '희생'이라는 단어 하나에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며 많은 것을 참아가며 자신을 뒷전으로 미룬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영상에서도 드러났다.
남편이 프로팀과 계약하면서 수십 억대의 연봉을 받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똥파리가 꼬이면서 끊임없는 투자권유의 유혹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아내는 남편이 함께 어울리는 사람이 안 좋아보이는 사람 같아서 못 나가게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남편은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고 믿는 사람에게 크게 사기를 당해 현재도 수십 억의 빚을 갚고 있다고 한다.
아내는 남편이 국밥을 먹으러 가자고 해놓고 사이드 메뉴를 시켜 외식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자 기분이 좋지 않다. 점심에 외식을 했으니 저녁에는 아이들한테 음식을 시켜먹자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남편은 치킨을 사들고 퇴근한다.
아내의 잔소리는 시작되었고 남편은
"내가 놀고 온 것도 아니고 일하고 와서 내가 먹고 싶다는 거 먹겠다는데 뭐가 잘못이냐"
고 언성을 높인다. 아내의 속상함은 이내 눈물과 함께 터지며
"아끼라매, 나보고 아끼라매"
라고 말한다. 외식비가 많이 나와서, 치킨을 사먹어서가 아닌 근본적인 경제적 문제에 대한, 더 정확히는 '넉넉한 살림으로 지금쯤 잘 살 수도 있었는데, 남편이 사기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겨우 참는데 '왜 나만 이렇게 생활비 아끼는 것에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희생'이라는 단어를 아내는 떠올렸던 것이다.
이 부부에 대해 우리 함께 생각해보자.
일단 나는 아내의 말을 듣지 않고 결국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한 일을 꼬집고 싶다.(페미니즘은 아니니 색안경끼지 않고 글을 읽어주길 부탁드립니다) 한 외국 남성이 공원을 돌아다니며 부부가 함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다. 영상 속 부부들은 10년 이상 20, 40년이상을 함께 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그들에게
"이렇게 결혼을 오래 유지한 비결이 뭔가요?"
라고 묻자 하나같이 대답하기를
"아내 말을 잘 들으면 돼요"
아무래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남자들이 공통적으로 아내를 무서워하는 것 같다. 하하하. 미국격언에는
"아내의 말을 듣는 것은 흡사 인터넷 약관을 읽는 것과 같다.
도대체 무슨 소린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항상 동의해야 한다"
는 말도 있으니 가끔 남편들이 짠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뇌신경학자들은 논리적 사고, 합리적인 추론, 언어와 학습, 그리고 미래 예견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크기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10퍼센트 더 크기 때문에 의사결정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추론하는 것은 여성들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이야기다. 흔히 '촉'이라고 하는 것도 통찰력과 관련이 있는데 이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열 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을만큼 여성들에게는 타고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촉하면 또 나다. 하하하.
남편은 그리 깊지 않은 사람한테도 서로 협업이 가능한 비즈니스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돈을 빌려줬다. 큰 돈이라면 큰 돈 일 수 있고 작은 돈이라면 작은 돈일 수 있는데 돈의 액수를 떠나서 나는 남편에게 '빌려줄 때는 못 받는다 생각하고 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돈을 안 받을 자신있냐'라고 물었더니 '다 받는 방법이 있다'며 호언장담 했다.
결국 남편이 하자는 대로 했고 빌려 준 사람 중 70퍼센트만 받았다. 나머지는 아직도 받지 못하고 연락두절이다. 70퍼센트 받은 것도 내용 증명 보내고 고소하고 참 많은 에너지를 써서 받아야만 했다. 이제 남편은 그 누구에게도 다시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예전에는 친구라고 남편에게 소개 받은 사람이 처음 만났음에도 말과 행동이 좋지 않았다.
"저 친구는 나중에 우리 사업을 망칠만한 일을 할 것 같아 좀 더 신중히 했으면 좋겠다"
고 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남편은 그 친구에게 금전적인 배신을 당하게 됐다. 여러 번의 나의 촉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남편은 인정하고 자신이 했던 일들의 결과가 좋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이제 더 신중함을 갖는 듯 하다. 사실 대화를 나눌 때 나는 침묵하며 서로가 주고 받는 말들을 듣거나 그 사람의 작은 행동만 봐도 함께 일을 하면 안되는 사람으로 파악되는 경우가 있다.
누구나 추진력있게 일을 해가며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한 경우가 있다. 꼭 내 촉이 좋아서 홀,짝 게임처럼 하나를 우연히 맞춰낸 것은 아니다. 그걸 아는 남편도 자신의 성급함을 인정했기 때문에 그 이후로 남편은 고맙게도 혼자 결정하기 보다는 함께 의견을 나누고 나는 남편이 많은 신경을 쓰는 사업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같은 문제로 같은 갈등을 겪지 않는다.
여러 사건들을 통해 남편은 나의 의견을 수용하고 다음 결정에도 반영하고 나는 남편의 과거 실수를 더는 되묻지 않고 언제든 그 결정을 존중하며 잘 따라주니 말이다.
최준석선수의 아내도 그 때의 사건으로 여전히 빚을 갚으며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안에 남편의 원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많은 희생과 절약하며 생활을 잘해나가려는데 남편은 그렇지 않는 게 이내 속상한 듯하다. 남편은 또 큰 체격을 가지고 있는데다 먹는 것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고 일하고 나서의 맛있는 음식으로 오늘의 보상을 받는 사람인 것 같아 보였다.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인정하고 다독여 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남편: 자기야, 예쁘고 밝던(여자는 예쁘다, 예쁘다해야 하니까) 자기가 나 만나서 고생이 많
지?(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면 딱딱한 마음이 유연해지니까)
빠듯한 생활비에 가족을 위 해서 희생하는 당신 모습을 볼 때마다
더 사랑해주고 다독여 줘야 하는데 표현도 부족 하고 미안했어.
당신도 나 때문에 많이 힘들겠지만 나도 사실 그 죄책감에 우울감도 있고 하다보니
그것을 맛있는 음식으로라도 채우고 싶나봐.
일하고 들어오면 뭔가 보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당신과 함께 생활비 줄이는 것을
더 노력해야는데 나만 생각했어. 미안해.
앞으로는 생활비에서 외식비를 정해놓고 함께 쓰자.
그리고 당신이 더 가계운영을 잘하니까 당신이랑 항상 상의하도록 노력할게.
늘 당신이 날 위해 더 양보하고 희생해준 덕분에 나도 사실 더 잘하고 싶어.
더 노력할게. 늘 고마워.
아내: 자기도 그렇게 말하기까지 힘들었을텐데
내 입장에서 이해해주고 마음 알아줘서 고마워.
나도 당신의 먹성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아껴야한다며
먹을 때마다 잔소리 하고 따져대서 미안해. 일단 잘 멕이고라도 잔소리 할 걸.하하하.
생활비를 어떻게든 줄여보려고 하는데
나도 사실은 매 끼니 식사 차리기 너무 힘들어서 사먹고 싶은데 참게 되더라.
당신이 나처럼 함께 해주지 않으니 나만 노력한다고 생각하니까
서운하고 속상했어.
당신 먹는 거 보니까 국밥이나 수육 좋아하더라.
내가 요리 잘 하니까 당신이랑 매 주 식사메뉴 같이 짜면서
당신이 외식하지 않아도 일 끝나고도 보상이 되도록 맛있는 음식으로 잘 준비해볼게.
서로의 대화에서 방법을 찾아서 바꾸지 않으면 같은 일로 반복하면서 다투게 된다. 오늘 어떻게든 잘 넘겼는데 또 내일은 카페에서 커피하나만 사먹어도 집에 커피머신 있는데 뭐하러 돈 써가며 사먹냐, 그 몇 천원을 아낀다고 달라지냐, 그거 아끼면 야채를 얼마나 살 수 있는데등등으로 계속 다투게 될 것이다. 외식비를 고정해놓고 차감하면서 얼마 남았다 서로 이야기하며 지켜갈 규칙을 정할 수도 있고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이 외식메뉴라면 요리 잘하는 아내는 남편이 먹고 싶은 메뉴를 물어보고 집에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두 부부의 안타까운 부분이 하나 더 있었다.
평소 남편은 아내가 질문조차 하지 않으면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은 오후에 일을 가야해서 오전에는 쉬고 싶어서 내버려 두길 원한다. 아내는 남편이 아니면 누구랑 이야기 하느냐며 속상해한다. 원할 때마다 하는 대화가 아니라 함께 대화할 시간을 규칙처럼 정한다면 참 좋을텐데.
그리고 남편이 오롯이 쉴 수 있도록 하는 시간도 정해둔다면 더이상 서운함도 사소한 다툼도 잘 일어나지 않을텐데. 또 남편을 좀 더 이해해보려 하니 약간의 우울감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로또에 당첨이 됐을 때 한동안은 행복하겠지만 시간이 지나 당첨금마저 사라진다면 행복지수는 로또를 당첨되기 전보다 더 낮아지기도 한다.
한 때 전설이라 불리울만큼 소위 잘 나가며 수십억대의 연봉을 받았던 남편이 지금은 수 십억의 빚을 갚으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 때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그럴수록 가족으로부터 더 인정과 존중, 칭찬과 감사의 표현을 받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큰 사고를 친 것은 맞지만 이렇게 치킨 하나 내 맘대로 먹지 못하고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이 자존심도 상하고 남자의 특성상 원하는 존중,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되니 남편 또한 서운함이 화가 분출되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함께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 심리 현상을 '흔들다리 효과'라고 한다. 두 부부도 지금의 위기 상황을 현명하게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며 잘 버티고 이겨나가다 보면 더욱 서로의 존재가 소중해 질 것이다.
아내는 주방에, 남편은 쇼파에 있다. 주방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질문을 하는데 답이 없다.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기분이 상해 자신이 뭘 잘못했냐고 묻는다. 보통 아내가 이러면 아내의 생각과 마음을 읽지 못하면 왜 시비 거느냐고 부정적인 표현이 나오고 만다. 알고보니 남편은 TV나 스마트폰을 보면 그것에 집중하다보면 답을 잘 하지 못한다고 한다.
아내는 남편이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중요한 일이라면 옆으로 다가가서 묻거나 남편이 중요한 일을 모두 마친 후에 타이밍을 보고
"중요한 거 끝났어?
이제 내 말 들어줄 수 있어?"
라고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
남편은 아내에게 자신이 다른 것에 집중하면 잘 듣지 못하는 것을 아내에게 잘 설명해주고 아내의 말에 더 잘 귀기울이겠다고 말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평소 아내는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는 남편이라고 라벨링이 되어 버렸으니 국밥을 먹을 때에도 계속 질문을 하는데 남편은 밥을 먹는데에만 집중하고 싶은 듯하다. 게다가 뜨거운 음식을 입에 넣고 있어 얼른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내는 그것을 보지 못한다. 결국 남편은
"밥을 먹으로 왔으면 밥 먹지,
무슨 잔소리가 그렇게 많아"
아내는
"궁시렁 거리지마"
라며 좋지 못한 말 꼬라지만 서로 퍼붓고 만다.
사주에 '천살(天煞)'이라는 말이 있다.
천재지변, 하늘이 내리는 재앙을 상징한다.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이미 일어났다. 많은 부부들이 경제적인 문제를 두고 많이 다투고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 문제가 서로를 비난하고 찌르는 말투, 말 꼬라지에서 이혼을 결심하게 만든다. 천살은 흉살이기도 하지만 사주에 따라 하늘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할 수 도 있는 살이다.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두 부부가 서로에 대한 인식과 관계개선을 위해 자주 다투는 '외식문제', '대화'에 대한 규칙만 정해도 사소한 다툼은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이며 서로에게 마음을 헤아리고 인정하는 말들을 해준다면 긍정적인 천살이 작용해 금전적인 문제는 해결이 어렵더라도 부부서로가 이혼할 결심이 아닌 다시 잘 살 결심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옳고 그름,
선과 악으로 구별하려는
충동을 억누른다.
나는 비판과 비난 대신
조화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보다 넓은 의식세계 안에서
자유를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