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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기의 지도를 살펴보면 좀 이상한 것을 발견하셨나요? 버지니아주와 워싱턴 주는 여행기가 없지만 지도에는 색칠이 되어있고, 하와이는 아직 지도에 나타나지도 않았지요.
사실 땅따먹기 놀이를 할 때 방문한 주를 표시하면서 경유지를 포함하느냐에 대한 문제로 계속 고민을 했었어요. 그 당시 결론은 우리가 그곳의 땅을 밟았으니 포함시키기로 했지요. 그래서 지도에 색을 칠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 같은 주에 중복으로 방문하기도 하고, 경유지로 이미 색칠 한 곳에 대한 추억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보다 더 깊숙이 간직하고 있던 오래된 여행들도 있고요.
우선 지금부터는 그 오래된 기록을 꺼내볼까 해요. 너무 소중해서 아끼고 아꼈던 나의 미국이야기.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친구들과의 이별 앞에서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미국에 가면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어떻게 감정을 꾹 누를 수 있었는지…… 이 오래된 여행이 없었다면 절대 그 모습으로 한국을 떠날 수는 없었을 거예요.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게 시작한 미국생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땅따먹기 놀이라는 우리만의 게임을 만들어 이겨내려고 했던 것도 모두 오래된 여행 경험이 원동력이었어요. 그중 두 개의 주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하와이, 그리고 오레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