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초등학교 4학년, 책 만들기 꿈이 생겨나다.
초등학교 4학년 언저리쯤으로 기억한다.
친구들과 함께 책 한 권을 내고 싶어 졌었다.
미술시간이었는지 국어시간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저 수업시간에 뇌리를 스치며 친한 친구들과 함께하면 좋은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 시절 어쩌면 방송반동아리나 댄스동아리를 하는 친구들이 마냥 부러웠고
그러면서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내 이야기로 책 한 권을 내고 싶었지만 혼자 하기에는 두려움이 있었고
친한 친구들을 꼬셔서 동아리를 빙자한 나의 꿈을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친구들은 책도 많이 읽고 글짓기도 좋아하며 평소 일기를 꾸준히 쓰던 친구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일까
나의 생각에 친구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좋은 일인 것 같다며 함께 하자 약속하였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 몇몇을 모아놓고 학교를 마치고 나면 한 친구 집으로 모였다.
글을 쓰는 친구.. 삽화를 그리는 친구.. 책 표지를 디자인하는 친구.. 이렇게 세 명 정도로 구성했었던 것 같다.
그 시절 그때의 나는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은 굴뚝같았으나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하는지 방법을 알지 못했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했었던 것 같았다.
무엇보다 글을 아주 잘 쓰는 친구가 있었기에 나는 삽화를 그리기로 했었었다.
머릿속에는 어떤 형식으로 그림을 그릴지 구체적이진 않지만 글의 주제도 정하기 전에 구상을 해 놓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쓰던 만화주인공처럼 캐릭터 하나를 만들어 놓고 싶어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로 글을 쓰는 것이 좋을까?"
"동시를 쓸까? 아니면 수필을 쓸까?"
"그럼 글을 먼저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낫겠지?"
............
............
뭐, 이런 내용으로 토론도 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하나하나씩 결정을 지어 나갔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말했었다.
"그런데 책은 어떻게 내는 거야?"
!!!!!!!!!
헉!!!
어린 마음에 모두 책을 만들고만 싶었었지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방법은 알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책을 내고 싶었었다면 어른들에게라도 이야기를 했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책을 내진 않더라도 직접 종이를 오려 만들어내어 완성을 했었을지 모른다.
그것이 핑계였었을까?
책을 어떻게 내는지 알지도 못한 채 시작하기는 어려웠다고 생각했었었는지
어린 친구 세명은 그대로 책 만들기를 포기했었던 것 같다.
무슨 용기에서였을까...?
지금 생각해 보아도 내 성격에 그렇게 마음먹고 적극적이었던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니!! 그때의 우리는 책 만들기를 포기했었던 것이 아니라 막연하게나마 어른이 되어서 꼭 하리라
소중한 도전을 잠시 접어두었었던 것일지 모른다.
어렴풋이 마음속에 잘 간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언제고 꺼내볼 수 있을 그날을 위해서 말이다.
어쩌면 그 친구들 중 어느 한 명은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 않나.
그때 책을 만들었던 만들지 못했었던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시절 우리는
어린 마음으로 작게 꿈을 그리기 시작했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생각을 몸으로 옮겼다.
시작이 중요하다.
나는 다시 책 만들기 꿈을 그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