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 작업일지(2)

성수동 1인 서재, 출판전야에서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by 박세잎


인터뷰집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를 제작하면서 쓴 작업일지 발췌




2024년 12월 28일 토요일

연말에는 성수동 1인 서재, 출판전야를 예약했다. 세상에 창작자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만들어진 공간에서 인터뷰집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를 현실로 꺼내는 첫 작업을 시작했다. 첫 작업은 인터뷰이를 만나기 위한 편지를 쓰는 것이다. 인터뷰이의 월요일을 상상해 보며 쓰는 편지는 가슴 벅차게 설레면서 불안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커진다. 그래서 일부러 편지를 사무실이 아닌 출판전야에서 썼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타인의 눈치를 살피는 것'과 같은 불순물이 잘 섞인다. 불순물이 섞이면, 잘하고 싶은 마음의 주도권이 타인에게 넘어간다. 타인이 봤을 때 괜찮은가, 괜찮지 않은가. 실패했는가, 실패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온전한 고독만이 시작과 끝을 가능케 한다고 말하는 공간의 힘이 필요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넘기지 않기 위해, 온전한 고독의 힘을 믿어본다. Bien dans sa peau, 당신 자신을 바깥에서 찾지 말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어디서 시작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이 공간에서 인터뷰집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추신, 출판전야 지기님에게도 편지를 한통 놓고 왔다. 지기님의 월요일이 궁금해졌다.




2025년 1월 13일 월요일

사무실에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월화수는 '일'과 관련된 책을 목금토는 '책'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인터뷰집의 목표가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일과 삶에 대해, 그리고 일과 삶에 영향을 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뷰이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스스로 일과 삶, 그리고 책에 대한 철학이 정리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월요일. 일과 관련된 책으로 사와다 도모히로가 쓴 「 마이너리티 디자인」을 골랐다. 성공적인 광고를 만들어내며 카피라이터로써 성공의 최고점을 찍는 순간 눈이 보이지 않는 아들이 태어났다. 아무리 광고를 잘 만들어도 아들은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일에 대한 모든 신념이 무너진다. 내 일이 소중한 사람에게 절대 닿지 않을, 비눗방울을 무한히 만들어도 그저 '팡'하고 터지며 사라지는 덧없음을 느낀 그는 자신의 삶에서 '일'이란 무엇인가 생각한다. 그리고 '장애'라 여겨지는 것들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마이너리디자인'으로 일을 시작한다.


내가 지금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면, 어느 순간 비눗방울의 덧없음에 무력함을 느낀다. 하지만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생각할 시간도 없이 일에 던져지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일'에 대해 생각해 볼 틈을 만들어주는 인터뷰집이 될 수 있을까.



2025년 1월 26일 일요일

인터뷰 승낙 답장을 받았다. 흔쾌히 자신의 월요일을 내어주겠다는 마음에, 좋은 질문으로 대화를 하고 싶다. '정답이 있는 듯한' 질문을 하고 싶지 않다. 몇 년 전에 반대로 인터뷰이가 되어, 인터뷰를 한 적 있다. 멋있는 답을 해야 할 것 같고, 원하는 답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무척 긴장했던 때가 생각난다. 질문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답하는 사람도 불안하고 긴장된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인터뷰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는 것에서 질문을 시작해야겠다. '일'에 대해 어떤 정답을 찾으려는 질문을 하지 말자. 그저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퇴근하고 맥주 한잔하면서 자신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자. 좋은 질문을 찾기 위해 이미 발행된 인터뷰매거진을 강박적으로 뜯어보고 분석했었다. 도움이 된 부분도 있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대신 이 사람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상상하면서 인터뷰를 읽기로 했다.


'그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아직 그도 모를 수 있습니다. 마음속에 있긴 하지만, 한 번도 꺼내보지 않아서 있는지도 몰랐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편한 사람과 수다를 떨다 보면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죠. "말하다 보니까 생각나네. 맞아, 내가 그랬지.' 대화 중에 어떤 단어나 장면, 흐름이 자신도 잊고 있던 마음속 깊숙한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고 밖으로 나오게 한 거죠. (...) '내가 알고 싶은 것'과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이 만날 때, '내가 알고 싶은 것'과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 만날 때 우리는 조금 다른 인터뷰를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하는 법」 장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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