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 작업일지(1) 불안

비전문가는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할까.

by 박세잎


1.

인터뷰집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두 달이 지났다. 나는 왜 인터뷰집을 만드는지, 인터뷰집이 세상에 어떤 필요(가치)를 가지는지 질문하고 설득하는 기획단계를 마무리하고, 실제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시작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2.

섭외를 위해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을 리스트업 하고 사전조사를 시작했다. 평소에 관심 있게 지켜보던 사람의 SNS계정에 들어가 보고, 주제와 관련 있는 매거진과 인터뷰를 찾아 읽었다. 그런데 사전조사를 하면 할수록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왜지?



3.

불안의 원인을 모르는 것은,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상자에 손을 넣는 것과 같다. 실체를 모르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끔찍한 상상이 재생된다. 불안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불안이 되었다. 인터뷰를 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져본 적 없다. 인터뷰를 요청할 때 건넬 수 있는 회사 명함도 없다. 에디터, 기자로 일하지 않았던 내가 인터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나의 실에 옥구슬 같은 답변을 꿰어 놓은 멋진 인터뷰가 너무나 많다. 인터뷰를 본업으로 삼은 사람의 시간을 절대 따라갈 수 없을 텐데. 나는 나의 무엇을 믿고 일을 해야 하는지 불안해졌던 것이다.



4.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장을 떠올린다.

"소설을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내적인 충동(drive). 장기간에 걸친 고독한 작업을 버텨내는 강인한 인내력. 이건 소설가라는 직업인의 자질이자 자격이라고 딱 잘라 말해버려도 무방할 것입니다. 소설 한 편을 쓰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뛰어난 소설 한 편을 써내는 것도 사람에 따라서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간단한 일이라고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못 할 것도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소설을 지속적으로 써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특별한 자격 같은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아마도 '재능'과는 좀 다른 것이겠지요. (...) 게다가 애초에 소설 같은 건 쓰지 않아도(혹은 오히려 쓰지 않는 편이) 인생은 얼마든지 총명하게, 유효하게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쓰고 싶다, 쓰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라는 사람이 소설을 씁니다. 그리고 또한 지속적으로 소설을 씁니다. 그런 사람을 나는 물론 한 사람의 작가로서 당연히 마음을 활짝 열고 환영합니다. 링에, 어서 오십시오. "



5.

나는 「월요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서재」를 만들기 위해 이 일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는 마음(내적인 충동 : drive)과 좌절해도 꾸준히 하는 마음(지속성)을 믿으며 링에 올라간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가려진 진짜 마음을 본다. 이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 않아 금세 나를 불안하게 만들것이다. 그러니 눈으로 보이게, 손으로 만질 수 있게 새하얀 종이에 검은색 볼펜으로 마음을 꾹꾹 남긴다. 매일 보는 컴퓨터 앞에는 월요일을 사랑하지 못해 삶이 괴로웠던 나를, 그리고 지금의 당신을 위해 일하기로 결심한 첫날의 마음을. 작업수첩에는 매일 아침 좋은 인터뷰를 읽고 왜 좋았는지 생각하고, 나라면 어떤 질문을 했을지 고민하는 마음을.



6.

불안이 맨질맨질 해졌다.

아마도 또, 이리저리 부딪히고,

깨져서 날카로워진 불안이 나를 찌를 거다.

기록을 꺼내 사포 삼아 불안을 문지른다.

맨질맨질해져라.



7.

사포가 되어줄 오늘의 기록을 남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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