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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hoon Oct 25. 2024

상수리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상수리나무는 제잎을 온전히 가지지 못한다

바람에 패이고 사나운 소나기에 흠껏 두드려졌을 것이다


벌레들에게 내준 잎들은 엷고 서럽다

말라붙은 어미의 젖을 닮았다


바람이 불면 잎이 스치는 소리가

가늘고 서늘하다


사시를 인내한 아픔도 청설모의 차지가 될 것이다

줄 것이 있다는 것은 기쁨이며, 아픔인 것을 숙연히 깨닫는다


눈이 올 것이다 만남을 위해 더 단단해져야 한다

설사 부려뜨려지는 아픔을 갖는다 해도 운명처럼 다시 기다린다


누군가에게 줄 것이 있다는 건 많은 것을 가졌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것을 내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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