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상수리나무는 제잎을 온전히 가지지 못한다
바람에 패이고 사나운 소나기에 흠껏 두드려졌을 것이다
벌레들에게 내준 잎들은 엷고 서럽다
말라붙은 어미의 젖을 닮았다
바람이 불면 잎이 스치는 소리가
가늘고 서늘하다
사시를 인내한 아픔도 청설모의 차지가 될 것이다
줄 것이 있다는 것은 기쁨이며, 아픔인 것을 숙연히 깨닫는다
눈이 올 것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더 단단해져야 한다
설사 그가 부러뜨리는 아픔을 준다 해도 운명처럼 그를 다시 기다린다
누군가에게 줄 것이 있다는 건 많은 것을 가졌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것을 떼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