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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hoon Dec 17. 2024

가을오해

은행나무와 단풍나무의 슬픈 이야기-

우리는 바다를 꿈꾸었다

회색하늘의 안개비도

즐거운 리듬을 타며 내리고 있다


어깨를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고

같음에 환호하고 다름에도 웃음 짓는다


연두를 지나  초록의 시절

세찬 비바람 따위는 두렵지 않다

안도와 확신의 교만도 부려본다


하나의 외로움이

같음의 둘에게는

어찌나 든든한 일이던지….


가을이 오기 전까지

빈틈이 없는 같음이었다


누군가 너희가 꿈꾸는 바다는 없다 해도

그건 시샘이라고 웃는 여유까지도...


가을이 왔다

초록이 엷어지고 노오란 잎으로 계절을 맞는다

손을 펴 삼시(三時)를 함께 한 벗들과 이별을 고한다

붉게 물든 그는 동백잎 같다

별사탕 같던 손들은 서늘하고 날카롭다

곁을 닫아버린 모습은 낯설고 계절의 너머에 있다

그의 붉어진 손들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알 수도 없는 말을 건넨다


우리는 같았던 것일까

같다고 믿었던 것일까


나는 꿈을 꾼 것일까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나와 같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헤아려 본다.

처음의 같음이 시간이 지나 퇴색하는 것일까?  아니면 처음부터 다른 것을 같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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