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마음 닮은 꽃을
벽에 걸어야겠다
꽃다발 흩어 기억을 말리듯
너의 조각을 쏟아낸다
생각도 다듬지 않으면
기억이 될 수 없음을 생각한다
생명같던 햇볕도
이젠 사치스런 감정이 되고
그늘진 곳을 찾아
시간과 기억을 그곳에 둔다
시간이 지나면 무감해진다는
어머니의 말도 궤도를 이탈한 위성이 된 지 오래다
짙어진 빛깔은 마음 색이 되고
만지면 부스러질 것 같은 아스라한 마음은
못처럼 벽에 박힌다
나의 마음 닮은 너를
추억에 걸어야겠다
다음은 심사평을 그대로 옮겨 보았습니다.
김종훈 시인의 <드라이플라워>에서도 시인의 정서를 시적 대상으로 투영하여 객관적 매개체로 구체화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너의 마음 닮은 꽃을 벽에 걸어야겠다”로 시작하는 <드라이플라워>는 “꽃다발 흩어 기억을 말리듯 너의 조각을 쏟아낸다. 생각도 다듬지 않으면 기억이 될 수 없음을 생각한다”로 시의 주제를 드러낸다. 추억은 단순한 기억의 조각이 아닌 정리되고 다듬어져야 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는 화자의 정서는 차분하고 섬세하다. 잊히지 않을 아픔을 “만지면 부스러질 것 같은 아스라한 마음”으로 표현한 시인은 고정된 <드라이플라워>라는 시적 대상을 통해 담고 있다.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대성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