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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

by Bellhoon

밤을 지새우는 이들은 새벽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통발처럼 시간의 바다에 몸을 던져 넣고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에 나를 던진 것은

내 안에 무언가를 담으려 함이 아니었다

기대는 파도에 갇혀 숨 쉴 수 없고

자맥질하듯 찰나의 시간만큼 하늘을 갖는 것이다


미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잘못이었다고 다짐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같은 우연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스칠 때 나의 모습 생각하며 표정연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의도를 벗어난 생각은 섬이 되고

육지를 그리는 갈매기가 된다

하루에 두 번만, 내 생각이 그에게 닿고

다시 나는 바다를 받아낸다



제부도에 가 보았습니다. 육지와 연결되는 것은 일 차선의 도로가 유일하고, 그것도 하루에 두 번만 가능하지요.

만남을 생각해 봅니다. 기대를 갖지 않으려 했던 모든 순간들이 바다가 되고, 이번에는 이번에는 다짐하며 생각을 어겨보아도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 환한 웃음이 좋아서 수많은 불면을 밤을 보내야 했던 것을 치기 어린 감정이라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다림은 그리움의 또 다른 변주가 아닌 듯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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