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새우는 이들은 새벽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통발처럼 시간의 바다에 몸을 던져 넣고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에 나를 던진 것은
내 안에 무언가를 담으려 함이 아니었다
기대는 파도에 갇혀 숨 쉴 수 없고
자맥질하듯 찰나의 시간만큼 하늘을 갖는 것이다
미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잘못이었다고 다짐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같은 우연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스칠 때 나의 모습 생각하며 표정연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의 의도를 벗어난 생각은 섬이 되고
육지를 그리는 갈매기가 된다
하루에 두 번만, 내 생각이 그에게 닿고
다시 나는 바다를 받아낸다
제부도에 가 보았습니다. 육지와 연결되는 것은 일 차선의 도로가 유일하고, 그것도 하루에 두 번만 가능하지요.
만남을 생각해 봅니다. 기대를 갖지 않으려 했던 모든 순간들이 바다가 되고, 이번에는 이번에는 다짐하며 생각을 어겨보아도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 환한 웃음이 좋아서 수많은 불면을 밤을 보내야 했던 것을 치기 어린 감정이라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다림은 그리움의 또 다른 변주가 아닌 듯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