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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닮기

by Bellhoon

초록은 붉은 잎으로 색을 만들고

갈잎은 떨굴 준비를 한다

나는 점점 말수가 적어진다


형형색색으로 갈아입는 잎들

내 안의 초록은 분해되고

내 안의 남은 것들은 퇴색되어

가을을 닮는다


밤새 내린 비

떨어진 잎들이 길 위에 그린 슬픈 핸드프린팅

바람도 빗줄기로도 보내지 못한

그리움 박힌 마음 닮는다


삶의 무게를 지어 본 이들은

그 무게를 알기에

등보다 마음이 앞으로 더 굽어진다

겨울을 거쳐야만 봄이 오는 것은

슬픈 웃음


가을바람은 서늘한데,

나의 바람은 아직 가을에 오지 못했다

누군가 그리다 서럽게 운 날

그날은 서러움이 그리움을 앞선

그런 가을날이다



마음도 계절의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연두의 잎들이 초록을 거쳐 각기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 마음은 가을을 닮는것 같습니다.


나뭇잎 핸드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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