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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닮기

겨울나무처럼

by Bellhoon

함께했던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가려졌던 많은 것들이 사라진 뒤
남는 순수(純粹)


힘겹게 붙잡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고
꾸밈과 가식마저 벗어던져
온전한 나로 서고 싶다


차가운 바람 매섭게 스쳐도
황량함이 나의 본질(本質)이라면
이제는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다


마지막 남은 박새도 이제는 보내야 한다
그의 소리와 온기를 지우고
수피(樹皮)의 온도로만 겨울을 맞고 싶다


두려움을 넘어서야 한다
익숙함을 떨쳐내야 한다
그때야 비로소,
하늘을 향해 한마디 손을 뻗을 수 있다


어깨 위에 소복소복 쌓이는 눈송이와 어깨동무한다

어색함이 익숙함이 될 때,

또다시 빈 하늘을 보며 외로움을 구해야 한다

외로움이 절망이 되지 않을 때까지



혼자가 된다는 것이 슬프고 고독한 것만은 아닙니다.

비워낸다는 것은 자신을 성찰하고 관조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깨달음과 성장은 늘 그 시간에 있었던 기억을 되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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