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까닥하다가 잘못될 뻔
빨간 지붕의 집을 향해 달려갔다. 누구 하나 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마약에 헤매며 이상한 소리를 내고 길가에 누워 있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사람을 밟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을까 봐 걱정했다. 하지만 다행히 잘 피하면서 나이키 캡을 꾹 눌러쓰고 나갔다. 달려가 보니 경찰차를 빼돌린 덤프트럭이 앞에 서서 나를 다그치듯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달려갔다. 숨이 멈출 때까지 달렸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에릭이 손을 뻗어 주었다. 나는 감사하다는 식으로 손을 뻗자마자 총소리가 났다. 총알이 바로 옆 덤프트럭에 박혔다.
순간 이명이 들리며 찌잉 하는 울림이 내 귀를 휘감았다. 멍하니 서 있게 되었고, 그러자 또 한 발의 총알이 날아왔다. 이번에는 내 왼다리를 관통했다. 짜릿하게 아프고 울려 퍼지는 고통. 피와 혈류가 불규칙하게 터져 나오며 무릎을 절로 꿇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에릭은 나의 손을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자마자 나를 버리고 그 동네를 떠나버렸다.
곧 경찰들이 나를 붙잡았다. 나의 종아리가 관통되어 청바지 밑으로 피가 계속 흘렀다. 결코 일어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경찰은 나에게 항복하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눈물이 떨어지면서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러자 그들은 조용히 내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그리고 연행했다.
연행되는 도중에 절뚝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경찰은 상처가 미미하다며 곧 치료받을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위험한 곳은 피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들은 아이러니했다. 나에게 총을 쏘았으면서도 결국 잘해주는 태도를 보였다. 엄격하면서도 이상하게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너의 부모님은 어디 사시니?"
그들이 물었지만 나는 정확한 동네 이름을 말하기 꺼려졌다. 그래서 얼버무리자 다시 크게 다그쳤다.
"너 지금 마약 범죄야. 가장 강력하게 규제하는 곳에서. 다시 오물거리는 식으로 대답한다면 봐주지 않을 거야. 너 이름이랑 부모님은 어디 사시니?"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솔직하게 말했다.
"저는 오스틴 텍사스에서 살았어요. 제 이름은 에어 고알라스입니다."
그러자 두 명의 경찰은 내 다리 상태를 살피며 서로 통화했다. 그들은 며칠 전에 수색 중 발견되지 않았던 가출 소녀로 내가 등록되었다며 차에 타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집에 갈 수 없었다.
"너는 당장 이 경찰차에 타라. 가면서 이야기해 줄게."
나는 놓쳐버린 덤프트럭이 아쉬웠다. 오클라호마로 가고 싶었는데, 나의 계획이 모두 무산된 느낌이었다.
"너는 오늘 뭘 팔았는지 말해야 해. 아까 내가 봤을 때는 가방이 비어 있었지만... 그 덤프트럭에 탔다는 건 마약상이 아니면 설명이 안 돼."
나는 여기서 말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나를 실수로 체포했다고 믿게 만들어야 했다.
"저는 그냥 친구 지아레 집에 놀러 가려던 것뿐이에요. 그게 다인데 총에 맞아서 못 탔어요. 정말 무서웠어요. 가출은 했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어요. 저를 치료해 주세요. 구금시키지 말아 주세요."
하지만 경찰은 내 말을 무시했다. 그들은 나를 마약상으로 몰아가며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듯 보였다. 만약 내가 가출 소녀인데 총을 겨누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상황을 잘 판단해야 했다. 잘못하면 성인으로 마약 판매 혐의를 받아 15년 징역을 살 수도 있었다.
"제 가방에 마약이 한 톨이라도 들어 있다면 제가 마약 밀매를 한 게 맞아요. 그런데 없잖아요. 아까 제 가방을 보고도 총을 겨누셨잖아요. 너무 고통스러워요."
경찰은 한숨을 쉬며 그들의 섣부른 판단을 깨달은 듯 보였다. 적막이 이어졌다. 나는 정말 공기가 필요했다. 그리고 피가 나는 왼다리를 제대로 살피고 싶었다. 지혈도 하지 못한 채 체포당한 이 상황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저 지혈이라도 제대로 해 주세요. 저 정말 어지러울 것 같아요."
그러자 차가 서서히 멈췄고, 조수석에 있던 경찰이 내 자리 옆으로 와 붕대를 들고 다리를 압박했다. 통증이 심했지만, 그나마 치료라고 생각하니 견딜 만했다.
그때였다. 아까 그 덤프트럭이 옆에서 경찰차를 들이받았다. 차가 기울며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는 안전벨트를 하고 있었기에 간신히 버틸 수 있었지만 머릿속이 멍했다.
"바비. 우리가 왔어."
에릭이 위쪽으로 열린 차 문으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천천히 안전벨트를 풀고 기어 올라갔다. 다리가 너무 아파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지만, 에릭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올라탈 수 있었다.
조니가 나를 업고 덤프트럭에 태웠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통증이 이제서야 뚜렷하게 몰려왔다.
"바비, 수고했어. 너 임무는 끝이야."